취임 4개월 만에 사의 표명 나서
“집값 떨어지면 그때 사면 된다”
10·15 대책 이후 유튜브 발언 이후
본인도 전세 끼고 ‘갭투자’ 매입 정황
유튜브 공식 사과 하루 만에 결국 사의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이 24일 저녁 사의를 표명했다고 국토부가 밝혔다.
이 차관은 가천대 도시계획조경학부 교수 출신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책사’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6월 30일 ‘주택 정책’을 책임지는 국토부 1차관으로 취임했지만 4개월 만에 ‘아파트 갭투자 논란’을 이기지 못하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 차관은 지난 17일 한 유튜브 채널에 ‘10·15 대책’을 설명하기 위해 출연해 실수요자에게 피해가 된다는 지적에 대해 “지금 사려고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라며 “시장이 안정화돼 집값이 떨어지면 그때 사면 된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10·15 대책에서는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며 실거주 의무가 강화돼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매입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막혔다. 대출규제가 강화되며 1주택자가 전세대출을 받을 경우, 이자상환분을 DSR 산정에 포함됐다.
때문에 발언 당시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와 주택 구입난으로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고통받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고위 공직자의 현실 인식이 너무 안이하다는 비판이 즉각 쏟아졌다.
이에 더해 이 차관의 배우자는 지난해 전세를 끼고 33억원대 아파트를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갭투자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 차관은 판교밸리호반써밋 전용 84㎡를 올해 6월 11억4500만원에 매도한 뒤 해당 집에 임차인으로 거주하고 있다.
논란이 되자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이 차관이 사의를 표명해야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지원 의원은 “국민의 말초 신경을, 아주 비위를 상하게 그따위 소리를 하면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 좋다”며 “대통령은 무조건 책임을 물어서 내보내야 한다”고 거세게 지적했다.
이에 이 차관은 사의 표명 하루 전날인 23일 유튜브를 통해 공식 사과를 했다. 그는 “유튜브 방송 대담 과정에서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열심히 생활하시는 국민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며 “국민 여러분의 마음에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자 질의응답 없이 약 2분간의 짧은 입장문 발표로 마무리해 “형식적인 사과”라는 비판도 받았다. “배우자가 실거주를 위해 아파트를 구입했다”고 말하며 배우자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는 지적도나왔다. 이에 여권 내부에서도 “민심 수습을 위해 경질이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전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