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내역 가까운 단지 주민들
'제자리재건축' 주장하며 반발
선도지구 합의서 문제 삼아
통합추진위는 "효력 없어"
'제자리재건축' 주장하며 반발
선도지구 합의서 문제 삼아
통합추진위는 "효력 없어"

13일 업계에 따르면 양지마을 재건축 선도지구 6개 단지 가운데 수내역에 가장 가깝고 상대적으로 평형대도 큰 양지마을 1단지 금호아파트(사진) 주민 일부가 재건축 후에도 같은 자리에 배정을 원하며 통합재건축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단지 주민들은 지난해 9월 선도지구 신청 동의서 제출 과정에서 4개 단지 재건축추진위원장의 사인이 들어간 합의서를 문제 삼고 있다. 당시 합의서에는 '기존 각 단지가 위치한 블록을 기준으로 우선권을 배정해 조합원 분양 신청 권한을 부여하기로 한다'고 돼 있다. 1단지 한 주민은 "해당 합의서만 믿고 양지마을 재건축을 하더라도 우리 단지 위치에 그대로 거주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며 "통합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통합재준위) 측이 '일단 선도지구로 선정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득해 우리는 신청에 동의했는데 단지 우선 배정권이 없던 일이라는 말을 최근(지난해 12월)에야 듣고 아연실색했다"고 전했다. 1단지 주민은 지난 4일 법무사를 초청해 자체 주민 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반면 이번 선도지구 지정 때까지 통합재준위 측에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 신탁사 관계자는 "당시 합의서를 우리가 사전에 검토한 건 맞는다"고 인정하면서도 "선언적 의미에 불과한 합의서로 법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신탁사 측은 합의서에 우선 배정권이 언급돼 있긴 하지만 실제 시행 여부는 향후 전체 회의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합의서엔 단지 우선 배정권을 설명한 다음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사항은 향후 사업시행자가 지정된 후 토지 등 소유자의 전체 회의를 통해 시행 규정으로 확정하기로 한다'고 돼 있다.
양지마을의 대지 지분 관계도 복잡해 제자리 재건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6개 단지 가운데 1단지 금호아파트는 금호·청구 주상복합아파트, 3·5단지 금호한양아파트와 대지 지분을 공유하고 있다. 5단지 한양아파트도 한양 주상복합아파트 등과 대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서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