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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서 너도나도 '박정희'… 李 "정책 베낄것" 金 "세계적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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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김문수, 이준석 세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의 시작과 함께 대구·경북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는 보수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이재명 후보는 고향인 경북 출신으로서 지역 친화력을 강조하며 실용 외교와 경제 정책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김문수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며 지지세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준석 후보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차별화된 캠페인을 통해 진보와 보수 간의 소통을 강조하며 자신을 선택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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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3인 '낙동강大戰'
◆ 이재명 시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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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김문수·이준석 대선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뒤 가장 먼저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TK)에서 맞붙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흔들리는 보수 표심에 세 사람 모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2022년 대선에서 TK는 국민의힘이 압도적 우위를 지킨 지역이다.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대구에서 21.6%, 경북에서 23.8%를 얻는 데 그쳤다. 부산(38.2%), 울산(40.8%), 경남(37.4%)에 비해 부진했다. 과거 진보 정당 후보에 비하면 나은 성적표였지만, 이 후보가 결과적으로 0.73%포인트 차이로 졌다는 점에서 TK 표심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열세로 출발하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로서는 반드시 수성해야 하는 지역이고, 국민의힘 표부터 최대한 빼앗겠다는 전략을 세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게도 TK가 전략적 요충지다.

13일 이재명 후보는 파랑·빨강이 섞인 운동화를 신고 구미·대구·포항·울산을 누볐다. 이 후보는 TK 출신의 첫 민주당 후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경북 안동군 예안면 도촌리 지통마을에서 태어났다"며 "우리가 남이가"라고 외쳤다.

이 후보는 구미역 광장에서 "젊은 시절엔 박정희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독재하는 아주 나쁜 사람이라 생각했고 지금도 그건 사실"이라면서도 "한편으로 보면 산업화를 이끌어낸 공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민주적으로 집권했다면 모두가 칭송하지 않았겠느냐"고 치켜세웠다. 이 후보는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떻냐"며 "박정희 정책 중에서 훌륭한 건 베끼기로 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깔았듯이 이재명 후보는 수도권·지방 송배전망을 잇는 에너지고속도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공과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3년 전에는 "전두환 씨가 3저 호황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며 경제 성과는 인정한 바 있다. 이번에는 12·3 비상계엄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만큼 아예 전두환 정권은 얘기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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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성로 광장을 찾아선 자세를 한껏 낮췄다. 그는 "이재명과 민주당의 부족함도 있다"며 "3년 전에 더 능력이 있고 치열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가 디비진 것 같다"고 고향 말투를 쓰면서 친근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실용 외교 노선도 재차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한·미·일 안보 협력을 해야 하지만 다른 나라와 원수로 살 일은 없지 없겠냐"며 "중국에도 셰셰(감사)하고 대만에도 셰셰하고 잘 지내면 되지, 대만·중국이 싸우든지 말든지 우리와 무슨 상관이겠느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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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천 출신인 김 후보는 고향 TK에서 '본진 사수'에 몰두했다. 전날 대구에서 밤을 보낸 데 이어 독립유공자 전용 묘지인 대구 국립신암선열공원 참배로 선거운동 2일 차를 시작했다. 특히 김 후보는 국민의힘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한껏 띄우고 나섰다.

김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은 위대한 세계적 지도자"라며 "가난을 없애고 세계 최강 제조·산업혁명을 이룬 대통령이 바로 TK가 낳은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 묘소에서 침을 뱉던 제가 무덤에 꽃을 바친다"며 "TK가 배출한 박근혜 전 대통령도 달성군에 계시는데 응원해 달라"고 덧붙였다.

대구에 이어 울산·부산으로 옮겨 PK 표심도 공략했다. 김 후보는 울산 신정시장에서 "후진국에서 자동차를 만들어내는 기적 같은 일, 세계 최고 설계 능력을 갖춘 HD현대중공업 조선소는 울산시민들이 해낸 것"이라며 "대통령이 되면 다시 한번 제조업의 기적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한국산업은행 이전을 약속했다. 이재명 후보가 산은 이전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점을 파고든 셈이다.

김 후보는 "산은 이전은 땅도 마련돼 있다"며 "대통령이 되고 국회가 열리면 첫 번째로 민주당을 설득해내겠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후보가 도심 광장에 마련된 무대에 선다면, 김 후보는 시장 유세에 집중했다. 지난 12일 서울 가락시장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았고 이날은 울산 신정시장과 부산 자갈치시장을 방문했다. 김 후보는 "시장은 경제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쇼윈도"라며 민생·경제 대통령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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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이준석 후보는 대구 경북대를 찾으며 2030세대 젊은 보수층 표심을 노렸다. 이른 아침부터 대구 죽전네거리에서 유세를 펼친 이 후보는 벌써 쉬어버린 목소리로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이준석을 중심으로 대동단결해야 이재명 독주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후보는 김 후보와 '디커플링(탈동조화)'으로 지지세를 넓히겠다는 선거 전략을 세웠다. 그는 "김 후보는 냉정하게 말해 당권 이해관계에서 탄생한 후보"라며 "확실한 2등이 될 김 후보보다는 이준석에게 투자할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김문수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을 치켜세웠으나 이준석 후보는 "'박정희 향수'만으로 선거를 치르려는 행태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오히려 세대교체를 앞세워 차별화에 나섰다.

이준석 후보는 학생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대구 2·28기념중앙공원을 찾아가 청년 표심에 초점을 맞췄다. 광장·시장보다는 유튜브 라이브를 활용하며 청년과 소통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 성승훈 기자 / 대구 전형민 기자 / 김형주 기자 / 박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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