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해진 김문수
"여기가 한덕수당이냐" 반발
의총 불참후 1박2일 일정예고
긴급의총 연 국힘 지도부
金향해 "지지 이유 기억해야"
4선의원들 단일화 촉구성명
적극 구애나선 한덕수
조계사서 金에 만남 제안
손학규·이낙연 연쇄 회동도
"여기가 한덕수당이냐" 반발
의총 불참후 1박2일 일정예고
긴급의총 연 국힘 지도부
金향해 "지지 이유 기억해야"
4선의원들 단일화 촉구성명
적극 구애나선 한덕수
조계사서 金에 만남 제안
손학규·이낙연 연쇄 회동도

국민의힘은 이날 의총을 열어 지도부를 중심으로 김 후보를 강하게 성토했다. "당원과 국민들이 김 후보를 왜 지지했는지를 다시 생각하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김 후보는 의총에 참석하지 않은 채 6일부터 1박2일간의 일정으로 영남행 계획을 밝혔다. 사실상 당이 요구하는 조기 단일화를 거부한 것이다.
5일 조계사를 찾은 한 예비후보는 모두 세 차례에 걸쳐 김 후보를 마주칠 때마다 만남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끝내 김 후보는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않았다. 김 후보 측은 차담 후 "서로 인사를 나눴고 '곧 다시 만나자'는 덕담이 오갔다"면서 "그 외 다른 발언은 없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보수 진영에서는 단일화 마지노선을 대선 후보 등록 전인 11일로 바라보지만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 지도부는 김 후보에 대한 단일화 압박 수위를 높였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경선 초반부터 흔들림 없이 단일화를 주장한 후보라고 자신을 소개했고, (경선 종료) 즉시 (한덕수 전 총리를) 찾아뵙고 신속하고 공정한 단일화를 성사시킬 것이라고 약속했던 다짐을 잊어선 안 될 것"이라고 직격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김 후보도 TV 토론에서 전당대회 직후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했고, 오늘도 의지를 밝혔다"면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 지지자의 92%가 후보 단일화에 찬성한다. 하나 됨을 반대하는 것은 오직 이재명 세력"이라고 했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 온라인 단체대화방에서도 김 후보와 한 예비후보의 조속한 단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또 당 소속 4선 의원 11명 전원과 3선 의원 다수도 이날 '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11일 전에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6일부터 1박2일간 영덕·포항·경주·대구 등 영남을 방문하는 일정을 공개하며 지도부가 원하는 조기 단일화에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 후보 측은 또 "단일화는 후보가 제안한 단일화 추진기구 구성을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신속히 받아들인다면 빠르게 추진될 수 있다"면서도 단일화 대상에는 한 예비후보는 물론이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이낙연 전 총리 등이 포괄된다고 했다. 한 예비후보와의 우선적 1대1 단일화에는 선을 긋는다는 의미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 내정과 그의 고사 과정도 녹록지 않은 상황을 알게 해준다. 장 의원은 앞서 당무우선권을 갖게 된 김 후보의 지명으로 사무총장에 내정됐지만, 5일 고사의 뜻을 밝혔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대통령 후보가 사무총장을 지명할 때는 비상대책위원회와 협의를 하게 돼 있지만, 협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 측에서는 사무총장 임명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당무우선권 침해 행위는 즉시 중단돼야 한다"며 "중대한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했다. 이에 이양수 사무총장은 "과거에도 후보가 결정을 하면 당 지도부가 존중해준 것이지 후보자의 말이 당헌·당규를 뛰어넘는 경우는 없었다"고 응수했다. 김 후보 측은 다시 "당에 중앙선거대책위 구성 및 단일화 추진기구 설치와 사무총장 교체의 건에 대해 협조 요청을 했는데 제대로 집행되지 않았다"며 "후보가 당헌·당규 위에 군림한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맞받았다.
당 지도부가 지난 3일 김 후보를 찾아가 단일화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늘어놓자, 김 후보가 "이 당이 한덕수 당이냐"고 했다는 이야기도 이날 전해졌다.
김 후보의 태도 변화는 단일화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이란 관측이다. 협상 시기를 늦추며 당의 공식 후보가 갖는 조직력과 자금을 활용해 지지율을 끌어올린 후 단일화에 나서려 한다는 것이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가 한 예비후보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는 가운데, 선뜻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응했다가 후보직을 빼앗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예비후보 측은 11일 전에 단일화를 목표로 단일화 추진 대표단 구성까지 완료하며 김 후보가 단일화 협상에 속도를 낼 것을 압박하고 있다. 단일화 대표단은 손영택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과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로 알려졌다. 한 예비후보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5일 만찬을 함께한 데 이어 6일에는 이낙연 전 총리와 오찬 회동을 한다. 한 예비후보는 앞서 정대철 헌정회장을 만난 이후로 옛 민주당계 인사들과 접점을 늘리고 있다.
[최희석 기자 / 김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