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정치

공동체 붕괴의 시대…새로운 정치모델을 만들겠다는 이 남자 [금배지 원정대]

구정근 기자
입력 : 
2025-04-15 08:00:00

뉴스 요약쏙

AI 요약은 OpenAI의 최신 기술을 활용해 핵심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려면 기사 본문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회적 신뢰 회복을 위해 여야가 강제적 협치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주의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으며, 사회 통합 없이는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청년층의 참여 확대와 새로운 성 역할에 맞는 보상 체계 마련이 정치의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언어변경

글자크기 설정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금배지원정대-79]
“진영간 배척 극단화...국가기반까지 흔들 지경”
“정치 시스템 재설계 없인 신뢰 회복 불가능”
청년세대 위한 연금개혁 필요성 목소리 내기도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호영기자]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호영기자]

“여야가 강제적 협치 모델을 통해서라도 사회적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사회의 신뢰 회복을 위한 새로운 정치 구조를 제안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에도 불구하고, 그간 누적돼 온 한국 사회의 균열은 쉽게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갈등은 국가기관과 헌법 체제에 대한 전면적 불신으로 번지고 있다.

장 의원은 “우리 공동체가 무너지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사회 통합 없이는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중장기적인 정치 개혁을 통해 여야가 강제적 협치를 실현하고, 민주주의를 다층적으로 재설계하자”고 제안했다.

“입법 독점하는 국회…현장 권한 분산 필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선고에 대한 소회는 어떤가.

▷파면이라는 주문이 마치 일상과 상식, 그리고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마법의 주문처럼 느껴졌다. 결정문에는 헌법과 민주주의, 그리고 대한민국에 대한 깊은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동안 민주주의와 국가 시스템 전반에 쌓인 불신이, 국민과 역사가 함께 써 내려간 듯한 훌륭한 결정문을 통해 조금이나마 해소되기를 기대한다.

―탄핵 이후 한국 사회의 갈등을 어떻게 진단하나.

▷이제 갈등은 정책 논쟁을 넘어, 민주주의 시스템 자체에 대한 전면적 공격으로 나아가고 있다. 진영 간 배척이 극단화돼 ‘부정선거 음모론’처럼 국가 기반 자체를 흔드는 주장까지 나온다. 사회 공동체가 무너지는 단계다.

―사회 통합이 왜 중요한가.

▷사회 통합 없이는 제도의 신뢰 기반이 붕괴된다. 지금 같은 불신 속에서는 사회적 거래 비용과 경제적 비용이 급격히 늘어난다. 신뢰할 수 있는 사회 제도가 있어야만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고, 국가도 발전할 수 있다. 사회 통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구체적으로 사회 통합을 어떻게 이뤄낼 수 있나.

▷민주주의를 다층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지금은 모든 입법이 국회 중심으로 이뤄져, 사회의 세부적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예컨대 노동법이라면 기본 틀만 국회에서 정하고, 세부 규정은 노사 합의기구 같은 현장 단위에 권한을 넘겨야 한다. 현장에서 직접 규범을 만들면, 그에 대한 신뢰성과 수용성이 높아져 사회 갈등이 줄어든다.

―민주주의 다층화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현재 국회의 입법은 사회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노동시간 문제를 국회가 업종별로 일일이 결정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산업안전이나 근로시간 등은 각 현장의 실정을 가장 잘 아는 노사 협의체에 일정 입법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국회는 큰 틀을 제시하고, 세부 규칙은 현장에서 자율적으로 정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민주당이 여야 협치를 통해 사회 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강제적 협치 모델을 제안하고 싶다. 예를 들어 민주당이 6개의 정책을 제시하면, 국민의힘도 4개를 제시해 함께 통과시키는 방식이다. 상대를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을 묶어 처리함으로써 국민에게 정치가 성과를 내고 있다는 신뢰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과거 문재인 정부 때도 협치를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다.

▷맞다. 당시 야당(국민의힘)이 주로 ‘하지 마라’는 식의 반대만 반복해 협상이 어려웠다. 앞으로는 정책을 서로 주고받는 방식으로 협치를 실현해야 한다. 그래야 정치의 안정성과 신뢰가 높아질 것이다.

발언하고 있는 장철민 민주당 의원. [사진출처=장철민 의원실]
발언하고 있는 장철민 민주당 의원. [사진출처=장철민 의원실]
“국제정세 야만화…한국도 외교 전략 다시 짜야”

―최근 국제 정세 변화가 급격한데 어떻게 보나.

▷국제정치가 점점 야만적으로 변하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모욕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보호무역주의와 기후 협력 같은 글로벌 연대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한국도 새로운 국제질서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도 세계경제에 충격을 안겼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쏟아내고 있는 관세 정책은, 경제적 계엄이라고 해도 과하지 않을 만큼 위협적이다. 경제적으로 총구를 들이민 격이다. 특별한 위기 상황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동안 우리가 신뢰하고 함께 지켜온 세계 경제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 관세라는 무기가 어떤 방식으로, 누구를 겨냥하고 있는지도 불분명한 상황에서, 모든 경제 주체들이 극심한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국제 정세 변화 속에서 우리가 구체적으로 준비할 것은 무엇인가.

▷기존의 미국 중심 외교에서 벗어나,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새로운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무역과 기후 위기 대응에서 국제적 연대가 흔들리는 지금, 한국의 전략적 입지를 재정립하지 않으면 외교·경제적 손실이 클 것이다.

―청년층에서 발생하는 젠더 갈등도 심각하다. 원인은 무엇이라 보나.

▷성 역할 변화의 속도는 빠른데, 이에 따른 보상 체계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젊은 남성들은 병역 의무 등 기존의 책임은 그대로인데, 사회적 보상은 사라졌다고 느낀다. 이 불공정에 대한 분노가 젠더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성 역할에 맞는 공정한 보상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해결책이다.

―청년층의 정치 참여를 늘리기 위한 시도를 했다고 들었다.

▷대전 지역 대학생들과 청년법 입법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주거권, 건강권 등 참신한 아이디어가 많았다. 청년들의 정책 감각과 문제의식이 인상적이었다. 이런 참여를 일회성이 아니라 제도로 정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AI 구독료 지원 등 사회의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한 새로운 입법도 눈에 띈다.

▷조직화되지 않아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법안들이다. AI 같은 신기술 분야에서 발생하는 불평등 문제도 정치권이 다뤄야 한다. 소외 계층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하는 정치가 필요하다.

―민주당 게임특위에서의 활동도 비슷한 방향인가.

▷게임은 이제 단순 오락이 아니라 종합 예술 콘텐츠다. 그러나 최근 우리 게임산업의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다. 콘텐츠 육성과 유저 보호, 산업 기반 확충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게임에 몰입하며 사회와 단절된 일부 청년층과의 소통도 중요한 과제다.

―앞으로 민주당이 가장 주력해야 할 것은 무엇이라 보나.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사회 통합과 공동체 회복을 위해 힘써야 한다. 국민들이 정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여야가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것이 지금 민주당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김호영기자]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김호영기자]
실천으로 미래세대 위한 정치 나설 것…재선의 책임은 더 무겁다

장 의원은 정치적 경력을 쌓기 위한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청년 정치인’이라는 칭호는 한때 경력 부족의 꼬리표처럼 따라붙었지만, 이제 그는 재선 의원으로서 그 이름에 담긴 책임을 정치적 실천으로 증명하고자 한다.

그는 최근 국회에서 3040세대 의원 6명과 함께 연금개혁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관련 기자회견도 열었다. 장 의원은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 있는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극단화된 국회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공동체 회복과 미래 세대를 위한 정치로 나아가는 장철민 의원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사진설명
22대 총선 기간 쉬지 않고 달려온 매일경제 정치부의 온라인 기획 연재물 ‘금배지 원정대’는 선거 이후에도 계속됩니다. 패기 넘치는 정치 신인부터 관록의 다선 의원까지 새 국회를 이끌어갈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전하겠습니다. 많은 구독 바랍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