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경선 후보들 일제히 반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3선)은 13일 페이스북에 "한덕수 대행께서는 시대의 요구를 외면하지 마시기 바란다"며 한 권한대행의 대권 도전을 촉구했다. 한 권한대행이 나서야 하는 이유로 이념을 초월해 역대 정권에서 정부 요직을 두루 맡은 이력을 들었다. 성 의원은 "한 권한대행은 김대중 정부에서 경제수석 등 'IMF 위기'를 극복하는 데 앞장섰던 경제 컨트롤타워였고, 통상교섭본부장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맡았고, 이명박 정부에서 주미대사, 윤석열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역임하는 등 좌우를 넘어 국가에 헌신한 분"이라며 "극심한 갈등과 분열의 대한민국을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일할 대통령은 인수위원회 기간 없이 바로 취임해야 한다. 이런 특수성을 고려하면 공백 없이 안정적으로 국정을 이끌 경험 많은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애초 성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50여 명과 이날 한 권한대행 대선 출마 촉구 기자회견을 계획했다. 하지만 '경선 후보자를 무시하는 행위'라는 국민의힘 지도부 만류로 취소하고 홀로 메시지를 냈다.
물밑에선 박덕흠(4선)·김도읍(4선)·이종배(4선)·박수영(재선)·김미애(재선) 의원 등이 한 권한대행 대선 차출론에 힘을 싣고 있다. 한 권한대행이 중도층 표심을 끌어모을 수 있는 안정감 있는 후보라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일부 의원은 한 권한대행에게 직접 출마를 설득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지난 11일 '한덕수 차출론'에 대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영남 지역 의원은 "대선에서 이겨야 하니까 모셔 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밖으로 얘기를 안 하고 신중하게 있지만 많은 의원이 공감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한 권한대행이 대권 도전을 위한 사퇴 시 역풍이 거셀 것으로 내다봤다. 한 여당 중진 의원은 "대통령 부재를 대행하는데 그것을 그만두고 출마한다고 하면 비판이 세지 않겠나"라며 "한 권한대행이 탄핵 소추돼서 본인이 사퇴하면 몰라도 스스로 그만두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권 후보들은 한 권한대행을 향해 일제히 견제구를 날렸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한 권한대행이 출마를 위해 그만두면 상당한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다"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본인이 가만히 있는데 정치권에서 이래라저래라 하면서 부산스럽게 하는 건 결과적으로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 대행으로서 관세 전쟁 문제를 풀어가는 역할에 집중해 주실 것을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다.
[진영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