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행·트럼프 28분 전화통화
한미동맹·관세·조선협력부터
美 LNG투자까지 폭넓은 논의
한미정상간 대화 물꼬 '의미'
트럼프는 방위비 재협상 시사
한미동맹·관세·조선협력부터
美 LNG투자까지 폭넓은 논의
한미정상간 대화 물꼬 '의미'
트럼프는 방위비 재협상 시사
한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오후 9시 3분부터 9시 31분까지 약 28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던 트럼프 대통령과 12분간 통화했던 것의 2배 이상이고, 지난 7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간 통화 시간인 25분보다도 길다. 두 정상이 그만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한 권한대행은 이날 미국 CNN방송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와 관련해 "맞서지 않고 협상할 것"이란 입장을 전했다. 두 정상은 통화에서 미국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사업 합작 투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등에 관한 얘기도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통화 직후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방금 한 권한대행과 훌륭한 통화를 했다"며 "한국의 엄청난 무역 흑자, 관세, 조선, 대량의 미국 LNG 구매, 알래스카 가스관 합작 투자, 그리고 우리가 한국에 제공하는 거대한 군사 보호에 대한 비용 지불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관세 등에서 한국과 협상이 진전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도 내놓았다. 그는 SNS에 "그들(한국)의 최고위 팀이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해 있고, 상황이 좋아 보인다"며 "우리는 미국과 협상을 원하는 많은 국가와도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다른 나라와도 무역·관세에 해당하지 않는 다른 주제를 제기하고 협상하고 있다"고 적었다. 현재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이 관련 논의를 위해 8~9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이다. 외교·통상 전문가인 한 권한대행이 직무에 복귀한 지 15일 만에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가 성사되며 우선 한시름 놨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시급 과제인 관세에서 꼬인 매듭을 푸는 게 급선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모든 나라에 기본 1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는 상호관세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한국은 여기에 '최악 침해국' 중 하나로 분류돼 9일부터는 관세율이 25%로 오르게 된다. 이미 철강·자동차 등에 품목별로 부과된 관세 25%도 이달 3일부터 적용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와 최대한 빨리 교섭해 25% 관세 조치의 예외 혹은 유예기간을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다.
[안정훈 기자 /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