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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70번뇌?”…野 초선 의원들 ‘흑역사’

성승훈 기자
입력 : 
2025-04-03 12: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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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초선 의원 70명이 무리수를 내놓으면서 내부의 우려와 비판을 받고 있다.

이들은 국무위원 줄탄핵을 추진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으며, 중진 의원들은 초선들이 당내의 중심을 흔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초선들에게 소신껏 행동할 것을 독려했으나, 내부 긴장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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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108번뇌 과오 반복될까 우려도
22대 더민초 “韓·崔·국무위원 줄탄핵 주장”
21대 국회선 검수완박 강행하다 제지당해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 소속 의원들이 28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비상시국대응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 소속 의원들이 28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비상시국대응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야당 초선 의원 70명이 잇달아 무리수를 내놓으면서 눈총을 받고 있다.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는 “17대 국회 열린우리당 108번뇌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탄핵 정국에서 중심을 잡아야 할 원내지도부마저 ‘초선 의원들에게 휘둘리고 있는 거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3일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초선 의원들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오는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진행하겠다고 밝히면서 강경론이 사그라들었으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는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국무위원 줄탄핵을 추진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들은 “3월 30일까지 임명하지 않는다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재탄핵 절차에 들어가겠다”며 “모든 국무위원에게도 똑같이 경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초선 의원들은 12·3 비상계엄 전후에도 탄핵에 동조하며 당내 강경론을 주도해왔다. 중진 의원들이 신중론을 제기했으나 먹히지 않았다. 일부 초선 의원은 “중도층 역풍 운운은 충분히 들었다”며 신중론을 꺼내 들면 실명 공개 비판에도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박찬대 원내대표와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도 매번 초선 의원들 손을 들어줬다. 탄핵 정국에서 중요한 국면을 맞을 때 마다 거친 언사를 쏟아내며 탄핵 추진을 이끌어왔던 것이다. 그나마 국무위원 줄탄핵 주장에는 “실행 계획을 검토하지 않았다”며 제동을 걸기도 했다.

좌충우돌 처럼회…박병석 의장이 제지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옆에 김의겸·황운하·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처럼회 소속 의원들이 함께 서있다. [김호영 기자]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옆에 김의겸·황운하·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처럼회 소속 의원들이 함께 서있다. [김호영 기자]

지난 국회에서도 ‘문제아’로 떠올랐던 초선 의원들이 적지 않다. 21대 국회 더민초뿐 아니라 처럼회도 활동하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처럼회는 더불어민주당·열린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주축이 된 모임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섰었다.

당시 처럼회 의원들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추진했다. 여야 원내지도부가 축소 범위를 놓고서 협상을 이어가자 원내지도부와도 마찰을 빚었다. 결국에는 민주당 출신 박병석 당시 국회의장이 팔을 걷어붙였다.

박 의장은 미국·캐나다 순방 일정을 포기하면서까지 처럼회 의원들을 직접 만나 설득했다고 한다. 박 의장은 “참여정부 시절 국가보안법 개정을 추진할 때 열린우리당 의원 150명이 서명했지만 일방적 강행으로 야당 반발이 커져 무산됐다”며 처럼회 의원들을 질타한 것으로 전해진다.

21대 국회에서는 당 지도부가 초선 의원들에게 비판하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김은경 당시 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소통이 잘 안되는 느낌”이라며 간담회를 했던 초선 의원들을 저격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재선·다선과 현격한 차이가 많이 있다”며 “의견을 얘기할 때 정리가 덜 된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항상 소환되는 열린우리당 108명…지금은 野 중진
2004년 17대 총선 때 압승한 열린우리당 관계자가 당사에서 당선 축하 무궁화 꽃을 달아주는 모습. [매경DB]
2004년 17대 총선 때 압승한 열린우리당 관계자가 당사에서 당선 축하 무궁화 꽃을 달아주는 모습. [매경DB]

초선 의원 흑역사가 반복될 때 마다 언급되는 사례가 열린우리당 108번뇌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정국에 힘입어 국회에 등원하면서 ‘탄돌이’라고도 불렸다. 이들은 다채로운 개성을 바탕으로 여러 의견을 쏟아냈었다.

당시 초선 의원들은 ‘아침이슬’이라는 모임도 결성했다. 열린우리당 초선 의원들은 당론과 다른 발언도 자신 있게 내뱉었다. 아침이슬은 국가보안법 폐지까지도 주장했다. 문제는 각자 의견을 쏟아내다 보니 야당인 한나라당에게 정국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것이다. 오히려 참여정부 개혁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혼란만 부추겼다는 비판도 받았다.

야당 중진들도 열린우리당 108번뇌를 항상 반면교사로 삼아왔다. 2020년에는 박영선 당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초선 의원 모임에서 108번뇌를 언급하며 조언했을 정도다. 박 장관은 “초선 때는 자기를 죽이면서 전체를 위해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지난해 4월 총선에 처음 당선된 이들을 만나 “개개인이 모두 헌법기관인 만큼 소신 대로 발언하고 행동해달라”고 말한 것이다. 특히 이 대표는 108번뇌는 생각하지 말고 소신 있게 활동하라며 초선 활동을 적극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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