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텃밭 TK 김천 1곳만 사수
민주당은 아산·거제에서 與 꺾어내기도
혁신당은 담양 거머쥐며 지역거점 확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치러진 4·2 재보궐선거는 ‘미리 보는’ 대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텃밭인 경북 김천 1곳에서만 이기며 참패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충남 아산과 경남 거제에서 여당을 큰 표차로 따돌렸다. 조국혁신당은 전남 담양군수를 배출하며 지역 거점을 확보했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기초단체장 재보선에서 국민의힘은 1곳, 민주당은 3곳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혁신당은 담양에서 민주당과 맞붙어 1승을 챙겼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자 텃밭에서 패배를 기록한 것도 눈에 띈다.
경북 김천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배낙호 당선인(51.86%)이 황태성 민주당 후보(17.46%)와 이창재 무소속 후보(26.98%)를 꺾고 시장에 당선됐다. 경남 거제에선 민주당 소속 변광용 당선인(56.75%)이 박환기 국민의힘 후보(38.12%)를 큰 표차로 따돌리면서 시장직을 거머쥐었다.
민주당은 충남 아산에서도 승기를 이어갔다. 오세현 당선인(57.52%)이 전만권 국민의힘 후보(39.92%)를 이기면서 3년 만에 시장직을 탈환했다. 서울 구로구청장을 놓고선 민주당 소속 장인홍 당선인(56.03%)이 이강산 자유통일당 후보(32.03%)와 서상범 혁신당 후보(7.36%)를 이겼다. 국민의힘은 보선 원인을 제공했다며 후보를 내지 않았다.
이변은 전남 담양에서 일어났다. 민주당·혁신당 2파전으로 치러진 담양군수 선거에서 민주당이 패한 것이다. 혁신당 소속 정철원 당선인(51.82%)이 과반을 획득하며 이재종 민주당 후보(48.17%)를 근소한 차이로 꺾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 22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담양을 직접 찾으며 선거 유세를 도왔으나 뼈아픈 패배를 기록한 셈이다. 당시 이 대표는 “호남이 있어야 나라가 있다”며 시간을 쪼개가며 담양 유세를 적극 지원했으나 텃밭에서 혁신당에게 패하면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김선민 혁신당 당대표 권한대행은 페이스북을 통해 “담양군수 선거 승리는 혁신당만의 것이 아니다”며 “내란 세력을 뿌리 뽑고 건강한 경쟁을 정치에 도입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은 모두의 기쁨”이라는 메시지를 냈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경쟁하겠다는 포부를 재차 밝힌 셈이다. 이번에 혁신당이 지역 거점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면서 범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도 상당한 지분을 획득하게 됐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번 재보선을 놓고서 여권에선 반성이 쏟아졌다.
이날 김기현 국민의힘 전 대표는 “우리당은 참패했다”며 “특히 거제시장과 아산시장 선거 패배는 직전 단체장이 모두 우리당 출신이었다는 점에서 정말 뼈아픈 패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담양군수 선거에서 혁신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호남 민심조차 이재명 아웃을 선언한 것”이라며 “우리당이 환골탈태하면 다시 국민 지지를 회복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부산시 교육감 선거에선 진보 성향인 김석준 당선인(51.13%)이 보수 성향 정승윤 후보(40.19%)를 11%포인트 차이로 꺾었다. 김 당선인은 2014년 7월부터 2022년 6월까지 8년간 부산교육감을 연임했던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