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케빈 매카시 전 미국 하원의장(사진)이 한국에서 미국 군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법률 개정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매카시 전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14일 매카시 전 의장은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찬을 겸한 이날 면담에는 한미의원연맹 공동 회장인 조경태·정동영 의원, 조정훈·김영배 여야 간사,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한 참석자에 따르면 매카시 전 의장은 "한국의 조선 기술이 세계 최고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미국 현행법상 선박 건조는 자국에서만 가능하지만, 미국 선박을 한국에서 수리·건조할 수 있도록 법안 개정 등을 활용해 양국이 협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 안팎에는 군함 경쟁력을 서둘러 증강하려면 한국을 필두로 한 동맹국 협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깔려 있다. 중국 해군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미국은 본토에서만 자국 군함 건조를 허용하는 존스법 등의 영향으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미국이 한국을 조선업 협력 파트너로 삼으려는 움직임은 이미 포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당선된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미국의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유지·보수·정비(MRO)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의회는 해군 함정 건조를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맡기는 것을 허용하는 별도 법안을 심의하고 있다.

[박자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