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석방 등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왼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마치고 본청 계단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석방한 검찰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오른쪽)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3/16/news-p.v1.20250310.f5daa59e4a204759bc49428f71e0a07b_P1.jpg)
목소리와 목소리가 양극단으로 갈려 싸우고 있고, 싸움의 대상이 꼬리를 물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소추해야 할지 말지를 놓고 격돌이 벌어졌고, 체포해야 할지 말지, 구속해야 할지 말지를 놓고 딴판의 주장들이 맞섰다. 윤 대통령이 탄핵당해야 마땅한지 아닌지를 놓고 역시 극으로 갈렸다. 그 사이에 계엄이 불가피했다는 주장과 정신 나간 짓이라는 주장이 격돌했고, 서울 서부지법 난동 사태란 초유의 일까지 벌어졌다
이제 윤 대통령 석방이란 결과를 놀고 극단의 대립이 벌어지고 있다. 대립은 여야 정치권을 넘어 거리로, 광장으로 연장됐고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어떤 결과로 마무리되든 주장의 격돌을 넘어 대혼란 혹은 내전 같은 상황까지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승복이 곧 굴복 혹은 패배로 통하면서,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는 고성이 가득한 상황이 벌어지는 게 아닐까.
대혼란 혹은 내란 같은 상황은 막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 정치권이 파국을 막기 위해 제대로 작동할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여야 정치인들은 지지층을 자극했고, 자극을 받은 지지층이 더욱 강경한 목소리를 내면 정치인들은 이를 근거로 더욱 강경한 행보를 보여왔다. 탄핵심판 선고 이후에도 그러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결국, 중도층을 포함한 다수 유권자의 균형 감각과 중심 잡기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와 헌재의 기각 결정,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와 헌재 인용 결정이 있었을 때도 혼란을 막고 중심을 잡은 것은 유권자들이었다. 지난 일을 빠르게 정리하고 다음 단계의 일로 관심을 이동시켰고, 정치인들을 끌고 갔다. 정치인은 유권자 다수의 생각을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상훈 MBN 앵커/전 매일경제신문 정치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