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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구해달라" "내란동조 들통"… 3·1절 갈라진 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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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주년 3·1절을 기념하여 서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으며, 보수와 진보 진영 간의 치열한 대결이 펼쳐졌다.

여당 의원들은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헌법재판소에 기각 결정을 촉구하며 읍소했고, 야당은 탄핵을 주장하며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경찰에 따르면 탄핵 반대 집회에는 총 12만명이 참석했으며, 찬성 집회에도 많은 인파가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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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의원 37명 여의도 집결
탄핵 반대집회서 기각 외쳐
일부 "계엄은 하나님 계획"
민주당 130명 집회참석 맞불
극우세력 공세로 與고립 노려
李 "내란 계속땐 꽃게 밥 될뻔"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여의대로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3·1절 국가비상기도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기각을 촉구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추경호·김기현·강대식·강명구 의원.  뉴스1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여의대로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3·1절 국가비상기도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기각을 촉구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추경호·김기현·강대식·강명구 의원. 뉴스1


106주년 3·1절을 맞은 주말 서울 곳곳에서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보수와 진보 진영이 탄핵 반대와 찬성으로 갈린 가운데 정치인들도 대거 가세했다. 지난 1일 광화문, 여의도, 안국역 등 서울 도심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 기각과 인용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대규모 집회가 열리며 진영 간 '세 대결'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한목소리로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 기각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기현·나경원·윤상현 등 여당 의원 37명은 이날 보수성향 기독교단체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여의도 집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대한민국을 구해주세요' 손팻말을 든 채 단상에 올라 집회 참석자들에게 인사한 뒤 '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외치며 여론전을 폈다.

김기현 의원은 "얼마 전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마지막 심리 과정에서 최종 진술을 들으며 저는 눈물이 났다"며 "얼마나 외로웠을까, 힘들었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초들이 조선 독립을 이뤄냈던 것처럼 대한민국을 살리는 것도 바로 여기 계신 국민 여러분"이라며 "윤 대통령 탄핵은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의원도 마이크를 잡고 "윤 대통령은 정말 용기 있는 지도자"라며 "직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은 "광장에 나가면 꼭 전해 달라는 대통령의 말씀이 있었다"며 "자유를 지키는 의지와 책임의식을 잃어버릴 때 그 자리에 공산 전체주의, 포퓰리즘이 들어온다. 그러면 자유를 잃어버리게 된다"고 전했다.

일부 정치인은 종교적인 발언을 통해 기독교 신자들에게 호소하기도 했다. 장동혁 의원은 "이번 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 하나님께서 대한민국을 고쳐주실 것"이라며 "우리가 힘을 모아 하나님께 기도할 때 전쟁에 능한 하나님께서 정의를 강같이 흐르게 하실 것"이라고 말하며 결집을 촉구했다.

탄핵 반대 집회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주도로 광화문에서도 열렸다. 나경원·윤상현·이인선 의원은 광화문 집회에도 참석해 연설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의 석동현 변호사도 연단에 올라 전날 대통령을 접견했다며 "대통령께서 한없는 감사의 표정으로 '나는 건강하다. 잘 있다'는 인사를 꼭 전해 달라고 했다"고 지지자들에게 안부를 전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사거리에서 열린 야5당 공동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이 대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사거리에서 열린 야5당 공동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이 대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뉴스1
더불어민주당도 장외 여론전에 총력을 쏟았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탄핵 반대 세력이 결집하자 '맞불 작전'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을 포함한 야5당은 헌법재판소 인근인 안국역 사거리에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그때도 지금도 언제나 답은 광장의 함성 속에 있다"며 "절망의 시대를 희망으로 이겨낸 3·1 운동 정신이 새로운 나라의 길잡이가 되었듯이 광장을 물들인 오색 빛은 더 나은 세상을 향할 우리의 디딤돌로 자라날 것"이라고 적었다.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를 3·1 운동에 빗대어 정권 교체론에 힘을 실은 것이다.

집회 연설에서는 "보수의 탈을 쓴 채 헌법과 법치를 파괴하는 이들을 넘어서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며 "함께 손잡고 106년 전 이날 선배들이 외쳤던 것처럼 상식과 도의를 복구하자"고 했다. 특히 그는 "12월 3일 내란의 밤이 계속됐더라면 아마도 연평도 가는 그 깊은 바닷속 어디인가쯤에서 꽃게 밥이 되었을 것"이라며 "여러분이 함께 목숨 걸고 싸워줘서 지금 이 자리에서 여러분과 함께 마음을 나눌 수 있게 됐다. 진심으로 개인적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는 여당 일각에서 "지역 폄하"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번 집회는 지난해 11월 30일 이후 민주당이 석 달 만에 주도한 장외 집회로 민주당 의원만 130명이 참석했다. 계엄 이후 장외 집회에서 한발 물러나 있던 민주당이지만 국민의힘을 '내란 동조 극우 세력'으로 규정해 여당을 고립시키고 중도층을 포섭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2일 민주당은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여당 의원들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헌법의 모태가 된 3·1 운동의 날에 헌법 거부를 외치는 국민의힘은 대한민국의 정당이 맞느냐"며 "국민의힘과 내란 세력이 하나임이 다시 한번 들통났다"고 비난했다.

경찰의 비공식 추산에 따르면 지난 1일 탄핵 반대 세력은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각각 6만5000명과 5만5000명이 집결해 총 12만명으로 집계됐다. 대학로에서도 대학생 2500여 명이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했다. 안국역 일대 탄핵 찬성 집회에는 1만8000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됐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도 오후 5시께 서울 종로구 사직로 일대에서 탄핵 촉구 집회를 열었다.

[진영화 기자 / 구정근 기자 / 박동환 기자 /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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