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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선준비 액셀 밟는 野…탄핵 출구전략 찾는 與

전형민 기자
최희석 기자
입력 : 
2025-02-24 17:49:57
수정 : 
2025-02-24 22:5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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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조기 대선을 기정사실화하며 정권 수복을 추진하고 있고, 이재명 대표는 대선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 대표는 각계 인사를 만나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2030 세대의 민주당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청년층과의 접촉을 늘리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탄핵 이후 경선 과정을 통해 '반(反)이재명' 정서를 기반으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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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불교계 만나며 대권행보
김부겸 만나 불협화음 차단
민주, 청년당원 발대식 개최
국힘, 反이재명으로 결집 시도
소상공인 100만원 바우처 등
중도층 표심 잡을 정책 추진
김부겸 손잡은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부겸 손잡은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조기 대선을 기정사실화하고 정권 수복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25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변론을 종결하기로 하면서 민주당은 당 조직을 선거 체제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조직 정비와 함께 유력한 대권주자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각계 인사를 만나며 사실상 대선 행보에 나섰다.

24일 이 대표는 조계종과 태고종 등 불교계 인사를 잇달아 만났다. 지난해 9월 "의정 갈등 완화를 위해 나서달라"며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을 방문한 지 5개월여 만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는 "앞으로도 부족한 정치권, 또 부족한 정치인들에게 죽비처럼 필요한 말씀을 많이 해달라"고 말했다. 단순한 종교계 예방이라기보다 출마 인사로 보인다는 게 정치권 해석이다.

이 대표는 이날 삼프로TV와 인터뷰했다. 삼프로TV는 구독자 264만명을 보유한 경제·주식 유튜브 채널이다. 이 대표는 당내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행보에도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지난 13일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시작으로 21일 박용진 전 의원, 24일에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차례로 만났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이 대표에게 "개헌 등 정치 개혁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고 취재진에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개헌에 대한) 생각이 없지 않지만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답했다고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표는 27일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냈던 임종석 전 실장과 만나고, 28일에는 김동연 경기지사와 회동할 계획이다. 당내 불협화음을 최대한 정리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김 전 지사는 이 대표와 만난 이후 메시지가 크게 순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봉제공장 찾은 권영세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있는 한 봉제업체를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봉제공장 찾은 권영세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있는 한 봉제업체를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가 사실상 대선 행보를 시작하자 민주당도 이에 발맞춰 지원사격에 나섰다. 전날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표 리더십'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대표가 '준비된 대선 후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부동의 1위 지지율은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며 축적된 리더십에 대한 국민의 평가"라고 추켜세웠다.

같은 날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민주당 전국청년당원대회 발대식과 전국대학생위원회 발대식이 잇따라 개최됐다. 이 대표는 전국대학생위에 보낸 축전에서 "깨어 있는 청년들의 조직된 힘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2030세대의 민주당 지지율이 부진한 데 위기의식을 느끼고 청년층과 접촉면을 늘리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민주당이 그동안 공개 언급을 자제하던 조기 대선을 겨냥해 노골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은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기 대선이 열린다면 불과 60일 내에 당내 경선부터 본선까지 진행하기 때문에 변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 야당이 공개적으로 대선 준비를 할 수 없는 여당을 묶어둘 수 있을 때를 최대한 이용해야 하는 이유다.

한편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탄핵 이후 '출구전략' 구상에 분주한 모습이다. 여당은 크게 세 가지 기회와 과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첫째는 반(反)이재명 정서다. 윤 대통령 탄핵 찬반 여부를 떠나 "이재명만은 안 된다"는 명분을 고리로 일단 보수 진영이 뭉칠 수 있다고 본다.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대선은 결국 누가 덜 싫으냐의 판에서 51%를 가져가는 싸움"이라며 "이 대표가 아직도 30%대 초반에서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두 번째는 컨벤션 효과다. 사실상 대선후보가 결정된 야당에 비해 국민의힘에서는 경선 과정에서 후보들이 지지층에게 호소할 기회가 많다는 이야기다. 정치권에서는 여당 내 대선 후보가 최대 10명까지 나온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이 가운데 4~5명 정도가 컷오프 이후 본경선을 치르면 중도층이 다시 여당을 돌아보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주관식으로 답한 여론조사에서 우리 당 후보들 지지율을 모두 합하면 이 대표 지지율보다 높다"고 했다.

반면 강성보수와 중도보수 두 갈래로 당이 나뉘면서 경선 과정이 탄핵에 함몰되지 않을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은 숙제로 꼽힌다. 친한동훈(친한)계 핵심 관계자는 "중도보수와 강성보수를 각각 대표하는 후보가 결국 경선에서 1대 1 구도로 대결한다고 보면, 이 과정에서 서로에게 결정타를 가하지 않으면서 향후 상대방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표심을 의식한 정책 카드도 마련 중이다. 1인당 25만원을 전 국민에게 나눠주는 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12·3 계엄 이후 어려운 상황에 처한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소상공인 1인당 100만원의 바우처를 지급해 에너지 비용이나 판촉비, 보험료 등에 활용하게 하는 방법이 좋겠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전형민 기자 /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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