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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 구리 이전이 소환한 ‘서울 편입론’…김동연 측, 조건부 백지화 걸며 오세훈 겨냥

지홍구 기자
입력 : 
2025-02-21 14:3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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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추진 중인 산하 공공기관 북부 이전 정책이 여당 후보군에 대한 견제구로 떠올랐으며,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GH 이전지로 결정된 구리시에 '조건부' 제동을 걸었다.

구리시는 서울 편입의 가능성을 언급하며 GH 구리 이전에 대한 계획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경기도는 서울 편입이 추진될 경우 GH 이전이 백지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사건은 경기도의 북부 개발 전략과 여당 대선 후보 간의 긴장감을 드러내며, 내년 총선에서 ‘서울 편입론’을 다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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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인 경기 경제부지사, GH 구리시 이전 절차 중단
“구리시, 서울 편입 시도 안 멈추면 GH 이전 백지화”
오 시장에 “구리·김포 서울 편입 조속히 포기 선언하라”
고영인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21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구리시 서울 편입 주장 관련 GH 구리 이전에 대한 경기도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경기도>
고영인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21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구리시 서울 편입 주장 관련 GH 구리 이전에 대한 경기도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경기도>

국민 관심이 조기 대선 가능성에 집중된 가운데 경기도가 추진하는 산하 공공기관 북부 이전 정책이 여당 후보군의 견제구로 등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잠룡 중 한명으로 꼽히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주택도시공사(GH) 이전지로 결정된 구리시에 ‘조건부’ 제동 의사를 밝히면서다.

김 지사 측은 경기도 공공기관 북부 이전 문제와 지난 총선 때 주요 이슈로 등장한 국민의힘 주도의 ‘서울 편입론’을 연계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직격했다.

21일 고영인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GH 구리시 이전과 관련된 모든 절차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구리시가 서울 편입을 추진하는 한 GH의 구리시 이전 백지화를 검토하라”는 김 지사의 지시에 따른 후속 조치란 점을 명확히 했다.

고 부지사는 “GH 구리 이전은 단순히 구리시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침체된 경기북부를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원동력으로 도약시킬 북부개발의 상징”이라면서 “지금 구리시장은 GH 이전과 서울 편입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 부지사는 “구리시가 서울시에 편입되면 경기도 공공기관인 GH가 구리시에 갈 아무런 이유가 없다”면서 국민의힘 백경현 구리시장을 겨냥해 “GH 이전과 서울 편입 동시 추진이 진짜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지난주 경기 남양주시의회는 ‘경기주택도시공사 북부 이전지 재검토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구리시가 서울시 편입을 공식화할 경우 GH 사업 안정성과 효율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했다.

건의안을 대표 발의한 이진환 의원은 “그동안 수많은 중첩규제로 인해 지역 균형발전에서 철저히 소외된 남양주시와 74만 시민들은 GH 유치를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경기 북부 균형발전에 시금석이 될 GH의 남양주 이전을 강력히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구리시는 지난 18일 “경기도와 구리시를 폄하하고 구리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로 매우 유감스럽다”며 발끈했다. 구리시는 “서울 편입은 많은 시민이 원하는 사안으로, 서울 편입 효과 분석연구용역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는 관련된 기초자료를 수집 작성하는 것일 뿐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면서 “경기도 관계자 확인 결과 내부에서 경기주택도시공사 구리시 이전 백지화를 논의하고 있다는 것은 현재 사실과 무관한 사항으로 GH 이전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백 시장도 “우리 시는 GH 구리시 이전에 대하여 차질 없이 준비하고 추진해 왔다”면서 ”남양주시의회 건의안 등 남양주시 일각에서 제기하는 사항은 그동안의 상호 협력적 관계인 구리시와의 관계를 소원하게 만들고 경기도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하는 기존 협약에 따른 계획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며 GH 이전을 고수했다.

하지만 사흘 만에 김 지사 측근인 고 부지사가 “만약 구리시장이 구리시 서울편입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면 GH의 구리시 이전은 백지화될 것”이라고 해 GH 구리 이전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특히 고 부지사는 이날 GH 구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면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을 소환했다.

21대 국회의원 출신으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상임부의장, 원내부대표 등을 지낸 고 부지사는 비이재명계 인사로 분류되며 지난해 10월 김 지사가 영입했다.

고 부지사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작년 총선 정국에서 구리시와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주장했다. 하지만 얼마 전 토론회에서는 지방분권을 골자로 하는 개헌을 주장했다”면서 “구리·김포의 서울 편입 주장이 지방분권 개헌 취지와 맞다고 생각하느냐”면서 쏘아붙였다.

이어 “오 시장은 지방분권에 역행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구리·김포 서울 편입 추진에 대한 포기선언을 조속히 하라”며 총선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서울 편입론을 다시 꺼냈다.

경기도 안팎에서는 “사실상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민주당 대선 주자로 꼽히는 김 지사가 22대 총선 때 국민의힘 최대 이슈 중 하나였던 ‘서울 편입론’ 다시 꺼내 여당 후보를 압박하고, 유리한 여론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북부 이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 때인 2021년 2월부터 추진해오던 사업이다. 민선 8기 김동연 지사도 이에 공감하며 공공기관 북부 이전을 추진해왔다.

15개 이전 대상 기관 중 5곳(교통공사·환경에너지진흥원·농수산진흥원·시장상권진흥원·사회서비스원)이 이전을 완료했고, 남은 10개는 올해부터 2029년까지 순차적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올해 경기연구원(의정부)·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파주)·경기도신용보증재단(남양주), 내년 경기주택도시공사(구리) 이전을 시작으로 공공기관 이전 예정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지난달 재확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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