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예외 이견에 불발
李 "산업 경쟁력 발목 잡혀"
權 "발목에 족쇄 채우는 격"
崔대행, 국회 추가협의 요청
세액공제 K칩스법은 통과
李 "산업 경쟁력 발목 잡혀"
權 "발목에 족쇄 채우는 격"
崔대행, 국회 추가협의 요청
세액공제 K칩스법은 통과
이견이 좁혀지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여야는 법안 처리 불발이 상대방 탓이라며 비판에 열을 올렸다. 다만 반도체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이날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몽니'를 부려 반도체특별법이 무산됐다며 국민의힘에 책임을 돌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반도체법이 국민의힘 반대로 불발됐다"며 "주52시간 예외 조항 없이 어떤 것도 합의할 수 없다는 무책임한 몽니로 국가 미래가 걸린 산업경쟁력이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산업이 망가지더라도 민주당이 하자는 것은 기어코 발목을 잡아야겠느냐. 그러고도 어떻게 공당이라 할 수 있느냐"며 "더는 조건을 붙이지 말고 합의 가능한 반도체법부터 우선 처리하자"고 주장했다.
주52시간 예외 조항을 놓고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는 비판에 대한 해명도 곁들였다. 이 대표는 "기업 발전과 노동권 보호는 양자택일 관계가 아니다"며 "주52시간 예외는 노동총량은 유지하되 유연하고 탄력적인 근로시간 조정을 어느 선까지 허용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20일로 예정된 국정협의회에서도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일단은 국정협의회를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이달 안에 합의 처리를 못 하면 다음 달부터 패스트트랙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주52시간 예외 조항 없이 반도체특별법을 통과시키는 것은 육상선수의 발목에 족쇄를 채워놓고 열심히 뛰라고 응원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절실한 요청을 묵살했다"며 "사실상 노동시간 유연성 확보에 동의한 이 대표는 불과 2주 만에 입장을 또 바꿨다"고 꼬집었다. 그는 "요즘 들어 성장을 외치는데 정작 성장하는 것은 이 대표의 거짓말 리스트뿐"이라고 이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조기 대선을 겨냥해 표를 얻기 위한 기회주의적인 술책일 뿐"이라고 힐난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정치의 목적은 민생이고, 방법은 소통"이라며 "주52시간 특례가 포함되면 장시간 노동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는 진정성을 갖고 소통하면 충분히 해소될 수 있다"고 국회에 추가 협의를 요청했다.
한편 이날 기재위는 전체회의를 열어 반도체 기업의 통합투자세액공제율을 현행보다 5%포인트 상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K칩스법을 처리했다. 이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반도체 기업의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은 대·중견기업 15%, 중소기업 25%에서 각각 20%와 30%로 높아진다. 아울러 K칩스법에는 반도체 시설 투자세액 공제 대상에 장비 구매 등 연구개발(R&D) 시설투자비를 포함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명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