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연설서 '잘사니즘' 강조
함께 잘사는 공정성장 제시
"유용한 보수 정책도 총동원"
미래먹거리 'ABCDEF' 육성
주4일제 꺼내 노동계 달래기
재작년 대중관계 회복 강조
올핸 한미동맹 강화에 초점
함께 잘사는 공정성장 제시
"유용한 보수 정책도 총동원"
미래먹거리 'ABCDEF' 육성
주4일제 꺼내 노동계 달래기
재작년 대중관계 회복 강조
올핸 한미동맹 강화에 초점

이날 연설에서 이 대표는 기본사회 일변도에서 벗어나 성장을 강조하며 무게추를 오른쪽으로 더 옮겼다. 44분간 진행된 연설에선 성장(28회)과 경제(15회)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나왔다. 이 대표는 "당력을 총동원해 회복·성장을 주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기회와 결과를 나누는 공정 성장이 더 나은 세상을 열 것"이라며 "양극화와 불평등을 완화해야만 함께 잘사는 세상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불평등 완화를 언급하면서도 "성장해야 나눌 수 있다"며 "진보정책이든 보수정책이든 유용한 처방이라면 총동원하자"고 강조했다. 성장 담론으로 '공정 성장'을 제시한 셈이지만 구체적 방법론은 모호해 보인다. 30조원 규모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민생회복지원금에만 10조원을 쓰자는 것이 이 대표 주장이다.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는 'ABCDEF'를 꼽았다. 이 대표는 △인공지능(AI) △바이오(Bio) △콘텐츠·문화(Contents·Culture) △방위산업(Defense) △에너지(Energy) △제조업(Factory)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3년 대표연설에선 근로시간 단축만 언급했다. 이번에는 노동계를 달래기 위해 주4일제 전환 등 근로시간 단축을 언급하면서 노동유연성 확대도 끼워넣은 셈이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진심은 뭐냐"고 지적하면서 잠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대표는 최근 반도체 업종의 주52시간 적용 예외를 놓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이 대표는 "품격을 지켜달라"며 원고에 없던 발언을 했다. 그는 "주52시간이면 연 2800시간에 달하는데 유연화를 하더라도 노동시간 늘리자는 소리를 누가 하겠느냐"며 "삼성도 원하는 건 유연화지 총노동시간을 늘리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설 이후 자료를 내고 기업 발전과 노동권 보호는 부딪히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노동 총량을 늘리는 정책에 동의한 적 없다"며 "노동시간 탄력 운영도 52시간제 취지를 후퇴시키려 한다는 비판이 존재하지만 미래지향적 대안을 도출할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정치개혁 의제로는 다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꺼냈다. 국회가 특정 정당의 강성 지지층 입김에 휘둘릴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직접 민주주의를 강화하겠다는 이 대표 생각이 투영된 것이다. 민주당은 개헌 없이도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할 수 있다고 봤다. 외교안보 정책에서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2023년 6월에는 대일 관계를 집중 비판하며 중국과 관계를 회복하자고 주장했으나 올해는 한미동맹에 초점을 맞췄다. 이 대표는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안보 근간"이라며 "앞으로도 자유민주진영 일원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승훈 기자 / 구정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