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김종인 등 원로와 회동
홍준표는 당내 중진 접촉 늘려
여권1위 김문수 출마언급 피해
오세훈도 헌재 결정 일단 관망
유승민, 與주류와 차별화 시도
안철수, 개헌 통한 리빌딩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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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탄핵심판 결론을 앞두고 여권 내 잠룡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잠행을 계속하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김종인·조갑제 등 원로들을 만나 조언을 구했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외신기자들을 만나 신년 간담회를 진행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설 연휴 기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데 이어 최근에는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를 만나 정국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한 국민의힘 의원은 "한 전 대표가 정치권 원로들을 차례차례 만나왔다"면서 "그분들이 만나자고 해서 만나는 것이지, 먼저 연락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원로들과의 만남에서는 탄핵 인용 여부와 이후 정국의 향배, 보수진영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친한계 의원은 "한 전 대표는 조기대선이 확정되면 출마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면서 "오 시장과 포지션이 겹치는 부분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이 어떤 역할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선에서 맞붙더라도 단일화 가능성은 없다는 이야기다.
오 시장도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 본관 3층 대회의실에서 '2025년 신년 외신기자 간담회'를 열고 "질서 있는 사고 수습 과정을 지켜보는 전 세계인이 대한민국의 성숙한 민주주의에 상당히 놀라움을 보이고 있고 그 회복력에 대한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조기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현직 시장으로서 시정에 전념하고 있기 때문에 대선 출마에 대한 언급은 가급적 자제하는 편"이라며 "헌법재판소에서 결정이 나온 이후에 상황을 봐서 명확하게 답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나 한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시장 직을 또다시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었던 오 시장이 최근에는 완전히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최근 관계가 소원했던 여당 내 인사들과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홍 시장의 최측근 인사에 따르면 최근 일부 국민의힘 인사들이 홍 시장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적극적인 소통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시장은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앞서 홍 시장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1대 1 토론에 나서 보수층을 대변하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당정협의를 마친 뒤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검토하거나 생각한 것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재판과 계엄 관련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이를) 단정할 수 없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러나 "여권 내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는 등의 질문이 이어지자 "나는 특별히 한 일이 없고 상식적인 이야기를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구속 안 되는 것이 좋겠다' 외에 한 이야기도 없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최근 당 안팎의 인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의원은 최근 라디오에서 "우리는 탄핵에 당론으로 반대하고, 내란이 아니라고 우기고, 비상계엄이 위헌·위법이 아니라고 주장한 당으로서 대선을 치러야 하는데 그래서 어떻게 중도층 마음을 잡겠느냐"며 여당 내 주류와는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안철수 의원은 대선 출마와 관련해 말을 아끼면서도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며 "개헌을 통해 대한민국을 '리빌딩(rebuilding)'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개헌 관련 논의를 위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만남을 요청했다.
[최희석 기자 / 박자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