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방통위원장 탄핵심판 청구 사건 선고에 참석해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1/31/rcv.YNA.20250123.PYH2025012306820001300_P1.jpg)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5년 전 올린 자신의 개인 블로그 글을 두고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일자 직접 반박하고 나섰다.
31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문 대행은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자신의 블로그 링크와 함께 “원문을 읽어보시죠”라고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은 2010년 9월 문 대행이 부산 법원 봉사단체에서 유엔(UN)기념공원 참배하고 아동·청소년 복지시설 등을 방문한 이야기를 담은 글이다.
이와 관련,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문형배 헌법재판관이 내 지역구에 있는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했던 모양이다. 방문 후 개인 블로그에 남긴 글이 가관”이라며 “문 재판관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숭고한 목숨을 바친 6·25 전쟁 유엔참전용사에 대한 모독을 사과하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박 의원이 소개한 지난 2010년 9월 당시 문형배 대행의 글에는 “17세의 나이로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호주 출신 병사 도은트를 비롯한 16개국 출신 유엔군 참전용사들은 무엇을 위해 이 땅에 왔을까”라며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는 자들은, 제1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좋은 전쟁이란 낭만적 생각에 불과하다는 인류보편적인 깨달음을 몰랐을까”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어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룬다면 완전한 통일이 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그들은 몰랐을까”라며 “묘역을 떠나면서 내 머리를 떠나지 않는 단어는 ‘평화’였다”고 술회했다.
이를 겨냥해 박수영 의원은 “(문 대행은) 유엔군 참전용사들이 무엇을 위해 이 땅에 왔는지 정말로 모르는 것이냐.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산주의 북한의 침략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유엔군이 왔다는 것을 다 안다”며 “가만 있었으면 평화롭게 공산화 돼 있었을텐데 왜 왔느냐고 비난하는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머리를 떠나지 않는 단어가 평화’라고 썼던데, 북한이 남침을 했는데 평화를 위해 아무런 저항도 반격도 하지 말고 바로 항복함으로써 평화를 지켰어야 한다고 믿는가”라면서 “문형배 재판관의 답변이 궁색하다면 자유민주주의 헌법을 수호할 의지가 없다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즉시 헌법재판관에서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문 대행은 해당 블로그 글 아래에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는 자’들은 북한을 가리키고, 통일을 핑계 댄 그들의 침략을 규탄한다는 뜻”이라는 해명했다. 문 대행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참전한 유엔군을 기리기 위하여 봉사활동을 하러 간 것”이라며 “‘유엔군과 이삭의 집을 운영하는 원장이 같은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닐까’에 제 생각이 드러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여권은 연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공정성·중립성을 문제 삼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 대행이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언급하며 “편향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문 대행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사법연수원 동기인 점 등을 들어 ‘친분 논란’도 제기됐다. 권 원내대표는 “문 대행은 이 대표와 사법연수원 동기 시절부터 호형호제하며 정성호 (민주당) 의원이 가장 가까운 사이라고 보증한 인물”이라고도 했다.
야당은 ‘생트집 잡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건태 민주당 법률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은 문형배 헌법재판관이 오래전 쓴 글이나 15년 전 연수원 동기인 이 대표와 SNS에서 나눈 짧은 안부 글을 문제 삼아 헌법재판소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공격했다”며 “이런 식이면 윤석열과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동문인 헌법재판관 7명도 재판에서 손을 떼야 마땅하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을 대비해 불복할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를 동기로 엮더니 전형적인 메신저 공격”이라며 “패색이 짙으니 내란수괴 탄핵 재판을 이념적 가치로 몰려는 수작”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