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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별장' 있는 플로리다에 영사관 낸다

김상준 기자
입력 : 
2025-01-05 17:26:30
수정 : 
2025-01-05 19: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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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인근에 한국 총영사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트럼프의 정치적 근거지에 대한 네트워크 구축과 대미 외교강화를 위한 것이다.

마이애미가 신규 총영사관의 유력한 입지로 거론되고 있으며, 교민 수요와 기업 요청에 따라 해당 방안이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내 한국 총영사관은 이번 설립으로 10곳으로 늘어나게 되며, 외교부는 관련 수요를 바탕으로 검토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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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10번째 총영사관 추진
대미외교 핵심거점 역할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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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도널드 트럼프의 '겨울 백악관'으로 불리는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인근에 공관 설립을 추진한다. 트럼프의 정치적 근거지인 플로리다주에 네트워크를 구축해 정치·경제 사안에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차원이다. 특히 트럼프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대미 외교의 핵심 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외교부는 현재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에 총영사관을 신규 설립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연초 열리는 외교부 심의위원회에 해당 안건이 회부될 가능성이 높다. 외교부는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하기 위해 정치·경제적 이유와 교민 수요를 검토하고 있다.

신규 총영사관 입지로는 마이애미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마러라고와 약 100㎞ 떨어져 차량으로 2시간 정도 거리다. 플로리다주 옆 조지아주에 애틀랜타 총영사관이 있지만 마러라고까지는 비행기로 2시간, 차량으로는 약 9시간이 소요돼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진다. 마이애미를 입지로 선정하면 관련 절차도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다. 총영사관이 있었던 지역이기 때문이다. 마이애미 총영사관은 1997년 외환위기 시절 정부의 해외 공관 정비 작업으로 폐쇄됐다. 과거 총영사관이 있었다는 점에서 관련 절차가 보다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31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새해 전야 파티를 열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31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새해 전야 파티를 열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2기 정치1번지 '마러라고'… 日·英·佛 등 주요국은 이미 공관 운영

외교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영사관 추진

韓재계, 대사관에 꾸준히 요구

한인 5만명 넘어 수요도 충분



외교 소식통은 "'정상 부재'로 우리 대미 외교가 뒤처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플로리다에 공관을 확보하는 게 매우 시급하다"며 "트럼프는 1기에 비해 더 자주 마러라고에 내려갈 수 있고, 2기 행정부 주요 인사들이 플로리다 출신이다. 장기적으로도 플로리다주 공관이 필수"라고 말했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전 세계가 주목하는 지역이 미국 플로리다주다. 대선 직후 전 세계 정재계 인사들이 앞다퉈 마러라고를 찾아 트럼프에게 '눈도장'을 찍고 있다. 지난달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 여사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만났다. 외교가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2기에는 본인이 완전히 신뢰하는 인물들과 국정을 운영할 가능성이 높아 마러라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과거 대통령 재임 시기에도 트럼프 당선인은 아베 전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러라고에서 회담을 했다. 트럼프 핵심 측근들의 정치적 고향도 모두 플로리다주다. 트럼프 당선인의 '1호 인사'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인 수지 와일스 트럼프 대선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과거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선거운동을 돕는 등 플로리다주가 정치적 근거지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과 국무장관 지명자인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지역구가 플로리다주다.

플로리다주의 정치적 위상은 앞으로도 높아질 전망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국에서 남부로의 인구 이동 추세가 관찰되고 있고, 플로리다주에는 특히 유대인이 많다"며 "마이애미는 라틴아메리카로의 관문으로, 우리가 중남미 외교를 강화하기 위해서도 중요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세계 주요국들은 플로리다주에 이미 외교 공관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등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총영사관을 두고 있다.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우리보다 국력이 크지 않은 나라들도 적극적으로 플로리다주를 공략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재계도 플로리다주 공관 설립을 정부에 지속 요청했다. 한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 전후 대선캠프를 꾸린 마러라고를 몇 번 방문했는데, 우리 소통 채널이 없어서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며 "트럼프 2기에는 기업 활동이 곧 외교이기 때문에 최대한 마러라고 가까이에 공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정부 측에 수차례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교민 수요 역시 충분하다는 평가다. 외교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플로리다주에는 한인 약 5만3000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민원 수요가 많아 조지아주에 있는 애틀랜타 총영사관에서 매년 3~4회 순회영사를 실시하고 있다.

플로리다주에 총영사관이 설립되면 미국에 있는 한국 총영사관은 10곳이 된다. 현재 정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뉴욕, 샌프란시스코, 애틀랜타, 시애틀, 보스턴, 시카고, 휴스턴, 호놀룰루에 총영사관을 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는 "관련된 수요가 있어서 이를 토대로 검토해 나가고자 한다"며 "현재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밝혔다.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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