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관 임명 내홍 분출
鄭사표 받았던 최상목 대행
세차례 전화하며 사퇴 만류
崔, 시무식서 언중유골 발언
"공직자는 국민에게 봉사해야"
鄭사표 받았던 최상목 대행
세차례 전화하며 사퇴 만류
崔, 시무식서 언중유골 발언
"공직자는 국민에게 봉사해야"

이날 정 비서실장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수석비서관들과 회의를 하고 거취에 대해 논의했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최 권한대행은 지난 1일 정 실장에게 전화해 비서실장 사직서만 수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최 권한대행은 다시 오후에 세 차례 정 실장에게 연락해 "결정이 잘못됐다.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사의를 반려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실장은 회의에서 이러한 상황을 수석비서관들에게 설명한 뒤 의견을 구했다. 회의에 참석한 수석들은 신중론을 개진하면서 정 실장의 사의 표명을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탄핵 국면에서 대통령실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할 정 실장이 먼저 사직한다면 수석들 역시 대거 용산을 빠져나갈 수밖에 없고 이는 무책임한 태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 실장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 미련을 버린 상태지만 윤석열 대통령 곁은 끝까지 지킬 수밖에 없다는 정치적 명분 때문에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 실장의 사직을 둘러싼 갈등은 일단 봉합 수순인 것으로 보이지만 대통령실과 최 권한대행이 심각한 이견을 보이면서 이 같은 내홍이 언제든 돌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수석비서관은 "정 비서실장이 사직하면 수석비서관급도 모두 사직하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양측은 지난달 31일 최 권한대행이 정계선·조한창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서 대립을 이어왔다. 다음날인 1일 수석비서관급 이상 고위 참모들은 일괄 사직 의사를 최 권한대행에게 전달하고 이를 언론에 공개하면서 대립했다.
한편 여권 일각과 윤 대통령 지지층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던 최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시무식을 하며 뼈 있는 말을 던졌다. 최 권한대행은 "공직자는 국민에게 봉사하는 사람들"이라며 "공직자 한 분, 한 분이 내가 국정의 중심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 모든 공직자가 한마음으로 저와 함께 맡은 바 임무를 다해 주실 것을 굳게 믿는다"고 덧붙였다.
[우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