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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24시] K기업과 C머니의 맞손

우수민 기자
입력 : 
2024-12-29 17:36:19
수정 : 
2024-12-29 17:42:50

뉴스 요약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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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기업가치는 현재 405억달러로, 이마트와 신세계의 합계보다 20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최근 이마트는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의 합작 발표를 통해 쿠팡에 대응하려 했으나, 소비자에게 어떤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지는 불명확해 주가가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같은 합종연횡이 혁신의 돌파구가 될지, 아니면 단순한 출구전략에 그칠지는 향후 주목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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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을 이긴 기업."

쿠팡을 두고 나오는 세간의 평가다. 뉴욕 증시에 상장한 쿠팡의 기업가치는 현재 405억달러(약 60조원). 이마트(1조9000억원)와 신세계(1조3000억원)를 다 합쳐도 그 20배에 육박한다.

3년 전 이마트는 무려 3조4400억원을 쏟아부어 야심 차게 지마켓을 사들였다. 하지만 쿠팡의 질주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이 기업도 한때 글로벌 공룡을 밀어내고 시장 패권을 거머쥔 시절이 있다. 약 20년 전, 전 세계 1·2위 할인점 월마트와 까르푸는 이마트로 대표되는 'K마트'에 두 손 두 발 들고 한국 시장을 떠났다. 토종 기업이 글로벌 공룡을 꺾고, 쿠팡이 또다시 그 기업을 제쳐낸 한국 유통의 역사가 가히 그 치열함을 방증한다. 이 같은 시장의 역동성 속에서 소비자 경험은 혁신을 거듭해왔다.

대용량 냉동·가공식품 일색의 서구식 할인점과 달리, 이마트는 각 가정이 매일 지근거리에서 필요한 만큼 신선식품을 조달할 수 있게 했다. 쿠팡은 거기서 더 나아가 신선식품이든 가공품이든 주문만 하면 다음날 아침 문앞에 가져다주는 일상을 만들었다.

그런데 최근 이 쿠팡마저 위협하는 존재가 나타났으니, 중국 이커머스 기업인 'C커머스'다. 지금까지 없던 초저가 전략으로 국내 소비자를 사로잡더니, 대대적인 '조(兆) 단위' 투자를 예고하며 쿠팡을 넘보고 있다. 다만 상품 품질, 정보 유출을 비롯한 각종 잡음에 최근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상태다.

쿠팡에 밀린 기업이 벼랑 끝에서 적과의 동침을 택했다. 지난 26일 이마트가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 합작을 선언했다. 글로벌 공룡, 그것도 차이나 머니와의 전격적인 '반(反)쿠팡 연대'다. 지마켓 핵심 경영진조차 몰랐던 '깜짝' 발표로 전해진다.

그런데 합작 발표 다음날 이마트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양사가 그저 외형을 합치는 데 머물지 않고 소비자에게 어떤 새로운 가치를 제시할지 불명확한 탓이다.

전례 없는 합종연횡은 또 다른 혁신의 돌파구가 될까, 아니면 신세계그룹의 씁쓸한 출구전략에 그칠까. 앞으로의 행보에 세간의 관심이 쏠린다.

[우수민 증권부 rsvp@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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