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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비만약 삼국지’ 왕좌 바뀌나…마운자로, 위고비 턱밑까지 추격

왕해나 기자
입력 : 
2025-10-13 09:46:13
수정 : 
2025-10-13 09:53:06

뉴스 요약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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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가 출시 한 달 반 만에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에 근접하며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마운자로는 GIP·GLP-1 이중수용체를 자극하여 더 큰 체중감량 효과를 가져오며, 9월에 7만383건의 처방을 기록해 순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운자로의 성장세가 계속될 경우 위고비를 추월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으며, 제도적 안전성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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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자로 출시 두달만에 7만건 처방
8.8만건인 위고비 연내 추월 전망도
20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마운자로를 처방해 환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김호영기자]
20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마운자로를 처방해 환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김호영기자]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의 판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일라이릴리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가 국내 출시 한 달 반 만에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를 바짝 추격하면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1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9월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 점검 현황에 따르면 마운자로의 처방 건수는 7만38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위고비의 8만5519만건에 근접한 수치로, 출시 두 달 만에 ‘위고비 독주 체제’에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서 마운자로는 지난 8월 출시 직후 열흘 만에 DUR 점검 건수 1만8579건을 기록하며 위고비 첫달 기록을 뛰어넘었다.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된 GIP·GLP-1 이중수용체 작용제라는 점에서 체중감량 효과가 기존 위고비보다 크다는 임상 결과가 확산되면서 처방이 빠르게 늘었다.

9월에도 상승세가 이어지며 7만383건을 기록, 두달 만에 8만8962건에 달하는 처방이 이뤄지며 단기간 내 시장 점유율을 급격히 높이고 있다.

비만치료제 시장의 기존 강자였던 위고비는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월 8만건 이상의 DUR 점검 건수를 꾸준히 유지하며 절대적 우위를 지켜왔다. 그러나 마운자로의 등장 이후 9월 들어 2.7% 수준으로 정체되며 상승세가 다소 둔화된 모습이다.

노보노디스크의 또 다른 비만약 ‘삭센다’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마운자로의 등장으로 삭센다에서 위고비, 위고비에서 마운자로로 수요가 이동하는 전형적인 세대 교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마운자로는 GIP와 GLP-1 두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는 기전으로 위고비보다 체중감량 폭이 크다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 임상시험(SURMOUNT-1)에 따르면 마운자로 15㎎ 투여군의 체중감량률은 평균 22.5%로, 위고비 2.4㎎ 투여군의 14.9%보다 감량 폭이 더 컸다. 여기에 초기 용량 기준 약가가 위고비보다 낮게 책정돼 환자 접근성도 높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에 맞서 위고비 저용량(0.25 ㎎) 공급가를 기존 대비 최대 42% 인하하는 전략을 펼쳤지만 마운자로의 확산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마운자로의 확산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위고비를 추월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현재 위고비가 월 8만건 안팎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마운자로가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갈 경우 10월~11월 중 격차가 좁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두 약물 모두 비급여 품목으로 건강보험 통계가 아닌 DUR을 통해서만 처방 추세를 파악할 수 있어, 실제 시장점유율 변화를 판단하기 위해선 일정 시차가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급격한 수요 증가에 따른 오남용과 부작용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면서 “비급여로 유통되는 신약의 경우 DUR 점검을 통한 안전성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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