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트랜지션 ①
반도체 수출규제 뚫은 중국 '가성비 AI' 성능에 美 충격
추론용 칩은 화웨이 제품 …AI 대전환 경쟁에 기름부어
반도체 수출규제 뚫은 중국 '가성비 AI' 성능에 美 충격
추론용 칩은 화웨이 제품 …AI 대전환 경쟁에 기름부어

30일 AI 업계와 증시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순위에서 딥시크의 R1이 오픈AI의 챗GPT를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같은 날 이 여파로 AI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는 하루 만에 17% 폭락했다.
29일에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딥시크보다 뛰어난 AI 모델 '큐원2.5-맥스' 출시를 발표했다. 앞서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AI는 지난주 '키미1.5'라는 딥시크 대항마를 출시했다. 자율주행과 양자컴퓨터 등 첨단 기술 경쟁력을 키워온 중국이 AI 굴기를 통해 미국 빅테크와 맞먹는 AI 모델을 쏟아내면서 글로벌 AI 트랜지션 경쟁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딥시크는 2022년부터 진행돼온 미국의 반도체 수출규제를 뚫고 이 같은 결과를 이뤄내 더욱 큰 충격을 몰고 왔다. 중국은 낮은 성능의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만으로 AI를 학습시키는 알고리즘을 만들었고,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서도 성과를 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딥시크 R1에는 화웨이의 '어센드 910C'가 추론용 AI 반도체로 대거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스타트업의 일격으로 향후 미·중 양국은 AI 기술을 코딩,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모든 영역에 적용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 제고에 전력투구하는 새로운 경쟁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대표 AI 기업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는 "2026~2027년에는 미국과 중국이 모두 강력한 AI 모델을 보유한 양극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막강한 산업 기반과 군사력을 갖춘 중국이 AI 분야에서까지 미국을 따라잡는다면 모든 분야에서 주도적 위치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한국은 반도체와 전자산업 등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초거대 AI나 AI 반도체 등 차세대 핵심 분야에서는 취약하다"며 "AI 트랜지션에 뒤처진 한국에 딥시크 쇼크는 심각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