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AI 이어 반도체 자립까지 … 중국의 新기술굴기
초가성비 내세워 개발자 유혹
인텔 前CEO도 "딥시크 쓸것"
오픈AI·MS '딥시크 견제구'
"데이터 무단수집 여부 조사"
초가성비 내세워 개발자 유혹
인텔 前CEO도 "딥시크 쓸것"
오픈AI·MS '딥시크 견제구'
"데이터 무단수집 여부 조사"

딥시크는 2023년 5월 중국 항저우에서 설립된 AI 스타트업이다. 딥시크가 지난해 12월 공개한 딥시크 V3는 저렴한 비용으로 학습했을 뿐만 아니라 사용료가 저렴해 중국 내에서 먼저 큰 화제를 모았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딥시크의 AI를 자신들의 개발에 사용하는 비용이 기존 기업들의 30분의 1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딥시크는 V3 개발 비용이 557만달러(약 78억원)라고 밝혔는데, 이는 가성비를 강조하기 위해 지나치게 축소한 것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 비하면 학습 비용이 현저히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낮은 비용은 AI를 사용해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야 하는 기업들에 매력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9일(현지시간) 딥시크를 자신들의 클라우드를 통해 서비스한다고 밝혔고, AI 지식 검색 서비스인 퍼플렉시티도 딥시크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입했다. 최근 글루라는 AI 스타트업의 회장으로 합류한 팻 겔싱어 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엑스(X)를 통해 "아주 낮은 (딥시크의) 비용은 AI 사용을 크게 늘려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테크크런치와 인터뷰하면서 글루가 값비싼 오픈AI가 아닌 저렴한 딥시크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이제 AI 모델뿐 아니라 반도체에서도 독립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중국 AI 발전을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이 AI 반도체이기 때문이다. 화웨이가 이미 자체 AI 반도체 '어센드'를 만들고 있고 알리바바, 바이두,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도 모두 자체 AI 반도체를 만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자국의 대형 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에서 화웨이의 어센드로 옮겨 갈 것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앞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추론 시장에서 추론 비용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AI는 모델을 만드는 과정을 뜻하는 학습과 만들어진 모델을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추론의 두 가지 과정에서 AI 반도체를 다르게 사용한다. 학습 과정에서는 대규모 연산이 이뤄지기 때문에 전력 소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추론에서는 고객에게 서비스하기 때문에 정확도와 속도가 중요하다. 하나의 AI 반도체로 모두 쓸 수 있지만 최근에는 추론에 특화된 반도체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학습용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하기 어려운 것이 첫 번째 이유이고, 두 번째로는 AI 사용처가 점점 늘어나면서 추론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의 첨단 기술 개발을 견제하는 데 고삐를 죄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엔비디아 반도체의 중국 수출에 대해 추가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 빅테크 기업들도 딥시크 견제에 나섰다. 이날 외신에 따르면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는 딥시크가 오픈AI의 데이터를 무단으로 수집하고 있는지를 조사 중이다. 오픈AI는 중국에 기반을 둔 기관들이 자사 AI 도구에서 대량으로 데이터를 빼내려고 하는 시도를 과거 여러 번 목격했다고 밝혔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