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난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유족이 가해자에 사과를 요구했다.
미디어오늘은 29일 “유족들이 ‘MBC는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하지 못한 책임을 인정하고 오요안나에게 사과하라’고 했다. ‘괴롭힘 가해자들에게 최소한의 가해 인정과 요안나에 대한 사과를 요구한다’고도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요안나의 유족들은 해당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고인이 겪은 일은) 개인 인격의 문제이자 시스템의 문제”라며 “MBC 안에선 약육강식, 악마적 자본주의의 세계가 펼쳐졌던 것 같다.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들이 방송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서로 약점을 물고 늘어지며 살아남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앞서 28일 KBS 보도에 따르면 오요안나 유족 측은 지난해 12월 고인이 생전 전화 통화한 내용과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모아 직장 내 괴롭힘을 한 것으로 보이는 직장 동료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고인의 유서에는 “책임감 없다 취급당해”, “3개월 숙직실에서 자며 출근할 동안 관심 가진 적 있느냐”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직장 동료에게 “이런 소리 들을 만큼 최악인가”, “내가 기상팀 존폐를 논할 만큼 잘못하고 있는 거야?” 등 하소연을 한 내용도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이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였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MBC 측은 “현재 고인의 유서를 갖고 있지 않다”며 “유족들께서 새로 발견됐다는 유서를 기초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다면 MBC는 최단시간 안에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고인은 2021년 5월 MBC 기상 캐스터로 합격해 활동했다. 지난 2022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에 출연해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 고인은 지난해 9월 향년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으며 이 사실이 지난해 12월 뒤늦게 알려진 바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