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캠프의 이동훈 공보단장이 "국민의힘에서 단일화하자며 전화를 많이 걸어오는데 대부분 친윤계"라고 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그는 "(이들이) '당권을 줄 테니 단일화하자' '들어와 당을 먹어라'라는 말을 한다"고 했다. 이 단장의 일방적 주장이지만 단일화를 놓고 당권 거래라니 한국 정치의 퇴행을 또 한번 보는 듯하다.
단일화 협상은 각자 정치적 명분과 조건 등을 내놓고 조율해가는 과정이다. 당권 거래 같은 이권 나눠먹기식 접근으로는 정당성도 없고 감동도 없다. 표가 따라올 리도 만무하다. 보수 진영 내분만 키울 일이다.
22일 리얼미터의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이 각각 48.1%, 38.6%를 기록했다. 격차가 10%포인트 안으로 좁혀졌다. 이준석 후보도 9.4%로 올라 김 후보와의 단일화 기대 효과를 높이고 있다. 물론 이준석 후보가 '단일화 불가'를 고수하는 데다, 설사 단일화가 돼도 두 후보의 지지표가 기계적으로 합산될 것을 기대할 순 없다. 그럼에도 단일화 외에는 이길 방법이 없기 때문에 보수 쪽은 서두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유권자가 수긍 못 할 단일화를 밀어붙여서는 오히려 역풍을 맞는다. 당권 거래 같은 게 대표적이다. 이 단장은 "(친윤계는) 한동훈이 대선 이후 당권을 쥘까 노심초사한다"며 "이준석이 당권을 가져가는 게 낫다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친윤계의 한 전 대표에 대한 거부감을 감안하더라도 경악할 만한 사고방식이다. 물론 특정인의 발언을 놓고 친윤계 전체가 그렇다고 섣불리 단정할 일은 아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당권 거래의 부당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다.
김·이 단일화 1차 시한은 투표용지 인쇄 전날인 24일이다. 이후 사전투표일(29~30일)과 대선일(6월 3일) 전까지 협상 여지는 있다. 보수 입장에선 단일화가 빠를수록 좋지만 그 내용과 절차는 유권자도 동의할 만한 것이 돼야 한다. 명분 없는 주고받기식 거래로는 대선 승리도 어렵고 당의 미래도 불투명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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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범보수 단일화 논의, 주고받기식 거래로는 안돼 [사설]
- 입력 :
- 2025-05-22 17: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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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캠프의 이동훈 공보단장은 국민의힘에서 단일화를 제안하는 전화를 친윤계가 많이 걸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단일화 협상이 당권 거래와 같은 이권 나눠먹기식 접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며, 유권자가 수긍할 수 없는 방식은 오히려 역풍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김문수와 이재명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보수 진영은 단일화를 서두르지만 그 과정이 유권자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명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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