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16일 미국의 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강등했다. S&P(2011년), 피치(2023년)에 이어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모두 등급을 낮춘 것이다. 재정적자 구조가 만성화됐다는 게 이유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조차 재정건전성을 잃으면 신뢰를 잃는다는 사실이 다시금 확인됐다. 한국처럼 기축통화국이 아닌 나라가 재정을 허투루 쓴다면 등급 하락 위험은 더 클 것이다.
무디스는 미국에 대해 "10년 넘는 재정적자 누적으로 연방정부 부채가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연방정부 부채는 2015년 24조달러에서 2024년 35조4600억달러로 급증했다. 한국도 적자 추이 자체는 다르지 않다. 관리재정수지가 2008년 이후 계속 적자다. 적자 규모도 2008년 11조7000억원에서 2024년 104조8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1분기 적자만 61조3000억원에 이르렀다. 국가부채 역시 급증해 올해 127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미국의 부채 규모에 비할 데는 아니라고 안심할 일이 아니다. 미국 국채는 세계 최고의 안전자산이지만 한국 국채는 그렇지 않다. 부채 관리 능력에 의심이 생겨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국채 수요는 감소하고, 금리는 치솟으면서 위기가 올 수 있다. 2010년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겪은 재정위기가 현실화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 심각성을 망각한 듯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아동수당 확대를 비롯해 100조원 규모의 돈풀기 공약을,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70조원 수준의 대규모 감세안을 내놓았다. 18일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도 "국가채무 증가를 감수하자"면서 이 후보는 소상공인 대출 탕감을, 김 후보는 금융 지원을 주장했다. 반면 재원 대책에 대한 구체적인 토론은 없다시피 했다. 국가부채 위기 심화는 안중에 없이 '달콤한 말'로 유권자들을 현혹하려는 것인가. 후보들은 재정건전성을 지키면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창출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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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신용등급 강등 부른 부채위기, 남의 일 아니다 [사설]
- 입력 :
- 2025-05-18 17:36:58
- 수정 :
- 2025-05-18 22: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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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1'으로 강등하며, 이는 3대 신용평가사 모두가 등급을 낮춘 결과이다.
무디스는 미국의 재정적자 구조가 만성화되고 연방정부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한국도 유사한 적자 추세를 보이고 있음을 강조했다.
대선 후보들은 국가부채 위기를 간과한 채 대규모 재정 정책을 공약하고 있지만,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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