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2.75%로 동결한 것은 고육지책이다. 0%대 성장 위기에 놓인 한국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금리를 내려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하지만, 관세 충격과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환율 불안 탓에 금리 인하에 나설 수도 없는 딜레마에 직면한 것이다.
경기와 성장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은 것은 환율이다. 달러당 원화값은 최근 반등하기는 했지만, 상호관세 발표 직후 1480원대까지 급락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현재 원·달러 환율 수준에 대해 "펀더멘털보다는 더 절하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는데, 미국과의 금리 차(현 1.75%포인트)가 더 벌어지면 원화 약세 흐름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 금통위 판단이다. 가계대출과 부동산 시장,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와 국내 정치 상황 관련 불확실성도 금리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통화당국이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지 못하고 있는 동안 경기는 나빠지고 있다. 내수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출 역시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갈등 등 대외 변수로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이 총재는 "전망의 기본 시나리오조차 설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확실성이 크다. 다음달 발표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상당히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성장률 전망(기존 1.5%) 대폭 하향 조정을 예고했다. 심지어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미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과 리서치 전문기업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7%와 0.9%로 낮췄다.
통화 정책이 제약받고 있다면, 추가경정예산 등 적극적인 재정 정책으로 경기 회복의 마중물을 부어야 한다. 이 총재는 12조원의 추경을 집행하면 경제성장률을 0.1%포인트 정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는데, 논의 중인 추경을 서둘러 확정해야 한다. 향후 3개월 이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은 금통위도 추경 편성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금리 인하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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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은 금리동결, 딜레마 직면한 한국경제 [사설]
- 입력 :
- 2025-04-17 17: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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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75%로 동결한 것은 한국 경제의 고육지책으로, 경기 부양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환율 불안으로 금리 인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창용 총재는 원·달러 환율이 펀더멘털보다 약세를 보이며, 금리 차가 벌어지면 원화 가치 추가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경기 회복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의 조속한 편성과 함께 금리 인하의 시기를 놓치지 말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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