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해보험의 청산 위기가 현실이 됐다. 지난 13일 메리츠화재가 3개월간의 협상 끝에 인수 포기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전 직원 고용 승계'를 고집하며 매각 과정을 방해한 MG손보 노조의 무책임한 행태가 있다. 노조는 회사의 존속보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다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될 위기에 처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12월 9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지금껏 인수 절차의 첫 단계인 실사조차도 못 했다. 노조가 물리력을 동원해 막아섰기 때문이다. 예금보험공사가 중재에 나서 지난달에 간신히 노조로부터 실사 협조 약속을 받아냈으나 결국 고용 승계 규모와 위로금 지급 액수에 발목을 잡혔다. 메리츠화재는 직원 10% 고용 승계와 250억원의 위로금 지급을 제안했으나 노조는 이를 거부한 채 지난 12일 협상 테이블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결국 이튿날 메리츠화재는 예금보험공사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반납을 통보했다.
이제 MG손보는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전 직원의 일자리가 모두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협상 테이블에 앉아 고용 승계와 위로금 지급 규모를 조금이라도 늘리고, 퇴사 직원의 재고용 지원을 얻어내는 노력을 했더라면, 지금보다는 상황이 훨씬 나았을 것이다. 노조의 비타협적 태도가 자기 발등을 찍은 것이다.
노조 탓에 MG손보의 124만 계약자만 애꿎은 피해자가 됐다. 예금자보호법상 보호가 되는 돈은 5000만원까지다. 이를 넘는 돈은 회사가 청산이 되면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그 액수가 1756억원에 이른다. 설사 다른 보험사가 MG손보의 계약을 나눠 가진다고 해도 보험금이 일부 삭감되거나 계약이 불리하게 변경될 수 있다.
부실기업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현실이며, 이는 세계적으로도 통용되는 원칙이다. MG손보 노조는 이러한 현실을 무시한 채 '전 직원 고용 승계'라는 비현실적인 요구를 되풀이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 사태가 노사 관계의 중요한 교훈으로 남기를 바란다.
기사 상세
사설
새 주인 거부하고 청산 위기 자초한 MG손보 노조 [사설]
- 입력 :
- 2025-03-14 17:44:20
- 수정 :
- 2025-03-14 19:24:14
뉴스 요약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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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해보험의 청산 위기가 현실화되었으며, 이는 메리츠화재가 인수 포기를 선언한 결과다.
노조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인해 인수 절차가 지연되었고, 이는 124만 계약자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을 초래했다.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그에 반하는 요구를 지속하며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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