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간) 한국산 무기를 공개적으로 격찬해 K무기 수출에 큰 홍보효과가 기대된다. 두다 대통령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왜 한국산 무기를 샀을까? 매우 간단한 이유"라며 "최신 무기를 수개월 안에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 업체는 주문 후 배송까지 걸리는 기간이 최대 1년이지만 유럽 회사들은 수년, 심지어 12년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K방산 경쟁력의 핵심 중 하나인 짧은 납기를 강조한 것인데 기분 좋은 칭찬이 아닐 수 없다.

폴란드는 우리나라 최대 무기수출 대상국이다. 2022년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 약 442억달러(약 64조원) 규모의 총괄 계약을 체결했고 구체적인 이행 계약을 순차적으로 진행해 오는 중이다. 총 1000대를 수출하기로 한 K2 전차의 경우 1차 계약 180대는 체결이 됐고 나머지 820대는 계약이 지연돼 우려를 낳기도 했다. 두다 대통령은 공개 칭찬에 앞서 폴란드를 공식 방문 중인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만나 방산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고, 이르면 다음달 2차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對)유럽 수출 증가에 힘입어 2023년 세계 10위 무기 수출국이 된 한국은 2027년 미국, 러시아, 프랑스에 이은 세계 4대 방산국으로 발돋움하려 한다. 우리의 강점을 살리면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K무기는 신속한 공급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이 높다. 세계 최고 자주포로 꼽히는 독일 PzH2000은 1문당 가격이 1840만달러인데 우리 K9 자주포는 1132만달러로 60%에 불과하면서 성능은 버금간다.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유럽 등의 무기 수요는 상당 기간 증가하고 공급망에 있어 자유 진영 간 블록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에겐 굉장한 기회다. 4대 방산 대국이 되려면 기존 방산업체 외에 인공지능(AI), 드론, 로봇 등 첨단기술을 가진 벤처와 손잡는 등 방산 생태계를 혁신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