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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째 지지부진 알래스카 LNG, 투자수익은 철저히 따져야 [사설]

입력 : 
2025-03-06 17: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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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한국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라인 건설 사업에 투자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한국은 경제성이 의심되어 1983년부터 이어진 미국의 투자 요청에 따르지 않아 왔으며, 프로젝트의 수익성 문제와 알래스카의 극한 기후 등 여러 악재가 있다.

정부는 국민의 혈세를 투입하기 전에 국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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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라인 건설 사업에 한국이 투자를 희망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희망'이라고 표현했으나 실상은 한국에 투자를 요구하는 압박이다. 한국은 1983년부터 미국의 투자 요청을 받았지만, 성사된 게 없다. 경제성이 의심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북극권인 알래스카 최북단에서 태평양 연안의 항구까지 1300㎞를 가스관으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성사만 되면 북극권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해상운송을 통해 한국·중국·일본에 팔 수 있게 된다. 운송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문제는 수익성이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 업체 우드맥킨지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이 낮은 프로젝트 중 하나'라고 혹평했다. 엑손모빌, 코노코필립스, BP 등 글로벌 석유 메이저들도 2013년 사업에 참여했으나 모두 철수했다.

알래스카의 극한 기후도 악재다. 1년 중 절반은 공사가 불가능하다. 완공까지 1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과거 한국의 캐나다 우미아크 가스전 투자 실패 사례에서 보듯, 북극권의 자원 개발은 위험성이 크다. 한국가스공사는 이미 47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어 투자 여력도 부족하다. 정부가 무리하게 투자를 밀어붙일 경우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만약 투자를 결정한다면 지분 투자를 지렛대로 한국 기업의 참여 기회를 극대화해야 한다. 파이프라인 강관 제조, 건설 설계, 엔지니어링 분야에 참여를 보장받아야 한다. 그렇게 해도 사업성이 없다고 최종 판단이 서면, 투자를 접는 게 현명한 판단이다. 이때에는 트럼프 정부의 압박에 대처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미국 텍사스산 LNG 구매를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에서 미국에 유리한 조건을 일부 수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정부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미국의 압력이 세다는 이유만으로 경제성 없는 사업에 국민 혈세를 투입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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