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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우회수출 기지 된 한국 기업…美 관세폭탄 빌미 줄까 걱정 [사설]

입력 : 
2025-03-02 16:4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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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무부는 한국에서 수출하는 알루미늄 연선·케이블(AWC)에 대해 86%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중국산 원재료를 사용하여 한국에서 제조된 AWC가 중국의 대미 우회 수출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이며, 향후 한국 기업들은 중국산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음을 증명해야 한다.

이로 인해 한국이 중국의 우회 수출 기지로 간주될 경우, 반도체와 배터리 등 주요 수출 품목에 동일한 높은 관세가 부과될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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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무부는 최근 한국에서 수출하는 모든 알루미늄 연선·케이블(AWC)에 총 86%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산 원재료를 사용해 한국에서 조립·제작된 AWC가 중국의 대미 '우회 수출'에 해당한다고 보고 중국 AWC와 같은 관세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서 AWC를 수출하는 기업은 두 곳인데 한 곳은 중국산 소재를 쓰지 않고 나머지 한 곳은 중국 기업 지분이 100%인 자회사라고 한다. 실상 국내 법인이 중국 기업의 대미 수출기지로 활용됐다는 얘기다. 앞으로 국내 기업이 미국에 AWC를 수출하려면 중국산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실부터 증명해야 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의 제3국 우회 수출을 타깃으로 설정하면서 한국의 피해가 우려된다. 지난해 한국에 대한 중국의 직접 투자액은 57억8600만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3.6배 증가했다. 반도체, 배터리, 태양광 등 첨단산업 투자가 특히 늘었는데, 대미 우회 수출 목적이 다분해 보인다. 한중과 한미 간에 체결된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하면 중국산 원자재와 부품을 싸게 한국에 들여와 '메이드 인 코리아' 완제품을 만들어 저율 관세로 미국에 수출할 수 있다.

트럼프 1기 때 미·중 간 무역분쟁으로 관세장벽이 높아지자 중국은 멕시코, 베트남에 공장을 세워 우회 수출기지로 활용했다. 한편으로는 미국이 대중 수출을 금지한 반도체 장비 등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 세운 법인을 통해 수입하기도 했다. 우회 수출 차단을 위해 트럼프 정부가 멕시코, 베트남에 고관세를 매길 것이 확실시되자 한국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이 중국의 우회 수출 기지로 낙인찍히면 AWC 사례에서 보듯 국가 단위 관세 폭탄을 맞을 수 있다.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나 배터리에 대해 중국산과 똑같은 관세를 매기는 것은 아찔한 가정이 아닐 수 없다. 중국 자본의 국내 투자, 특히 주력 업종 진출에 대해선 심사를 엄격히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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