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유럽연합(EU)에 25% 관세 부과를 곧 발표할 것"이라면서 "EU는 미국을 뜯어먹기 위해 형성된 조직"이라고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협력해 서구 민주주의 질서를 구축한 동맹을 폄훼한 것이다. 반면 권위주의 체제인 중국에는 우호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대만을 중국이 점령하지 못하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절대로 코멘트하지 않을 것이다. 나를 그 입장(대만 방어 의무)에 두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미국에 와서 투자하기를 원한다"고 손을 내밀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는 일찌감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쟁을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다"면서 러시아 편을 든 바 있다. 미국에 이익이 된다 싶으면 동맹을 모욕하고 반대편 국가를 편들 수 있다는 신호다.
이런 행태는 한국의 경제·안보에도 충격이다. EU는 이미 미국에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미국에 보복관세로 맞대응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연간 1조5000억달러에 이르는 양자 간 무역은 축소될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 혼란은 필연이고, 글로벌 경제위기 위험도 커지게 된다. 1930년대 대공황은 미국이 스무트-홀리법을 제정해 관세를 높인 데 대해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이 보복관세를 부과해 발생한 것이다. 파국을 피하기 위해 미국과 EU가 협상을 하겠지만,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에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최악의 사태까지도 염두에 두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안보 대책도 필수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 미국이 1200억달러를 지원한 대가로 5000억달러어치의 광물 자원에 대한 권리를 요구했다. 그러면서도 26일 "안전보장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다른 나라의 주권적 이익까지 희생시키며 미국의 이익을 관철하는 게 트럼프식 거래다. 북핵에 맞서 미국의 핵우산에 안보를 의존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트럼프와 미국을 무조건 신뢰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트럼프식 거래를 철저히 연구하고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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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EU엔 관세폭탄, '대만 방어' 질문엔 노코멘트한 트럼프 [사설]
- 입력 :
- 2025-02-27 17: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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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EU를 미국에 해를 끼치는 조직으로 비난했다.
이러한 미국의 행태는 한국의 경제와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EU는 미국에 대한 즉각적인 보복조치를 예고했다.
트럼프의 거래 방식은 한국이 미국에 대한 신뢰를 재검토하게 만들고 있으며, 한국은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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