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종전 협상을 진행하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비난했다. 결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으며, 서두르지 않으면 나라를 잃게 된다고 경고까지 했다.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미국의 국익만 추구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올 만하다. 향후 미·북 대화가 시작될 경우 '서울 패싱'이 우려되는 이유다. 이 같은 일이 없도록 정부는 치밀한 대책 마련에 나서길 바란다.
출범 한 달이 지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정책은 '국익 우선'으로 일관된다. 그린란드 매입 추진, 캐나다·멕시코와의 관세 갈등, 파나마 운하 요구 등 동맹과 가치 외교보다는 실리를 우선한다. 따라서 북한과 협상 과정에서 한국의 입장을 우선 고려할 가능성은 적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스마트 가이'라고 칭하며 "다시 연락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미·북정상회담 실무를 담당했던 인물들을 요직에 재발탁하며 대북 대화 재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탄핵 정국에 놓인 한국은 미·북 대화에서 외교적 역할이 위축될 처지에 놓였다. 최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만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공감한 것은 다행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은 예측하기 어렵다. 자동차와 반도체 관세, 조선업·에너지 협력, 방위비 분담금 문제 모두 불확실성이 크다. 주한 미군 유지와 한미연합훈련 축소 여부, 우크라이나의 북한군 철수 문제도 미·북 협상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 정부는 '북한 비핵화'를 원칙으로 삼되, 다양한 협상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와 고위급 외교 채널을 강화하고, 경제·군사적 기여를 확대해 전략적 파트너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과 대화 채널이 단절된 상황에서 중국·일본 등 주변국과 협력을 통해 외교적 입지를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 적극적인 외교 전략이 없으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임에도 주변국의 결정에 휘둘리는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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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크라 패싱' 미·러 협상 … 북·미도 '서울 패싱' 우려 크다 [사설]
- 입력 :
- 2025-02-20 17:3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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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젤렌스키를 '독재자'라 비난하며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미국의 국익 추구에 대한 우려를 야기하고 있다.
그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한국의 외교적 역할은 탄핵 위기로 인해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해 외교 전략을 강화하고 주변국과의 협력을 통해 입지를 넓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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