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서울대 정시 합격자의 57.4%가 대학수학능력시험에 2회 이상 응시한 N수생으로 나타났다. N수생 비중은 전년(59.7%)보다 다소 낮아졌지만, 삼수생 이상(21%)은 최근 10년 새 가장 많았다. 쉬운 수능 기조 영향도 있지만, N수생이 늘어난 근본 원인은 의대 쏠림과 학벌 지상주의다. 내신과 비교과 활동을 반영하는 수시와 달리 수능 성적을 주로 반영하는 정시는 N수생 강세가 뚜렷하다. 수능이 단순 문제풀이식이어서 사교육과 학습 시간을 늘리면 점수를 높이기 쉽기 때문이다. 이번 입시에서는 의대 정원 확대까지 겹쳐 N수생 지원자가 16만명으로 21년 만에 가장 많았다. 2026학년도 수능에 도전하는 N수생은 2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있다. 학령인구는 줄어드는데 N수생은 늘어나는 기현상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를 감안하면, 취업에 유리한 대학 졸업장을 따기 위해 재수·삼수에 도전하는 것은 개인 차원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N수생 증가의 사회적 비용은 크다. 재수 종합학원 수강료는 월 300만원이 넘고, 반수를 하며 날리는 대학 등록금도 수백만 원에 달한다. 3인 가구 중위소득(502만원)을 고려하면, 소득의 절반가량을 재수 비용으로 지출하는 셈이다. 교육비 증가는 소비 여력 감소로 이어지고 부모의 노후 대비마저 어렵게 만든다. 반수생 증가는 대학 교육 황폐화의 주범이기도 하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 입학했다가 자퇴 등으로 학교를 떠난 학생은 2023년 기준 2126명에 달한다. N수는 사회 진출 시기를 늦춰 생산인력을 감소시키고, 결혼·출산에도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명문대에 대한 집착이 교육 제도를 왜곡시켰고, 정규직·비정규직으로 나뉜 노동시장이 청년 고용과 혼인·출산율을 떨어뜨렸다고 한국 상황을 진단했다. 지방대→인서울→서·연·고→의대로 이어지는 학벌 지상주의 타파 없이는 입시낭인을 막을 수 없다. 근본적인 해법인 노동 개혁과 교육 개혁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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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대 정시 합격자 57%가 N수생이라니… [사설]
- 입력 :
- 2025-02-09 17:23:15
- 수정 :
- 2025-02-09 19:3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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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서울대 정시 합격자의 57.4%가 N수생으로 나타나며, 삼수생 이상 비율이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21%를 기록했다.
N수생의 증가가 사교육 비용과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켜 교육비 지출이 중위소득의 절반에 가까운 상황을 초래하고 있으며, 이는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킨다.
OECD는 한국의 명문대 집착이 교육 제도를 왜곡하고 노동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교육과 노동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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