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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냉각에 다시 시작된 영끌 후폭풍 [사설]

입력 : 
2025-01-19 17: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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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와 부동산 시장 침체로, 4~5년 전 무리하게 집을 산 영끌족의 고통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지난해 임의경매 신청 건수가 2013년 이후 최대 규모인 13만9874건에 달했다.

특히 서울의 구로구, 중랑구, 관악구 등에서 임의경매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청년 세대가 빚을 내어 주택을 매수한 결과로 시세 하락과 거래 절벽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저금리 정책과 부동산 지원책이 영끌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있으며, 잘못된 정책이 개인은 물론 경제 전체에 잠재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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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4~5년 전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산 영끌족의 고통이 가시화되고 있다. 채무자가 돈을 갚지 않을 때 담보로 잡아둔 물건을 경매로 넘기는 임의경매 신청 건수가 지난해 13만9874건으로 2013년 이후 최대 규모라고 한다. 저금리 시기였던 2019~2021년 성행했던 영끌 투자 후폭풍이 불어닥치기 시작한 것이다.

서울에서 전년 대비 임의경매가 급증한 지역은 구로구, 중랑구, 관악구 등으로 당시 2030세대 영끌 투자가 몰렸던 곳이다. 지금은 시세 하락에 거래절벽까지 이어지고 있다.

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영끌' 광풍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가 낳은 괴이한 현상이다. 집값이 득달같이 오르자 '지금 안 사면 영영 못 산다'는 공포가 퍼지면서 청년세대들이 빚을 끌어다 집을 매수했다. 하지만 계속된 고금리로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데다 거래 위축으로 퇴로가 막히면서 영끌족들이 경매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2019~2021년 주택 매수자들 상당수가 5년간 고정금리 적용 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혼합형 대출 상품'으로 대출을 받았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변동금리가 적용되면 대출 금리는 5년 전에 비해 2%포인트 이상 높아지기 때문이다. 올해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50조원에 달해 이자 부담 증가로 인한 영끌족의 비명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영끌은 5년 전에만 벌어진 게 아니다. 2021년 집값이 꺾이면서 잠잠해지는가 싶었지만 3년 만인 지난해에도 꿈틀거렸다. 정부가 특례보금자리론, 연 1%대 신생아대출 등 저금리 대출을 풀어주자 영끌 망령이 되살아났다.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저금리 정책대출을 확대한 정부의 엇박자가 영끌을 부추긴 것이다. 영끌족 개인 책임이 크지만 영끌 불씨 관리를 하지 못한 정부 탓도 큰 셈이다.

고금리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이 급랭하면 개인뿐 아니라 경제 전체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영끌 후폭풍은 잘못된 부동산 정책이 경제에 잠재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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