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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에 금리 동결한 한은, 최악 경기는 어떻게 탈출하나 [사설]

입력 : 
2025-01-16 17: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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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환율 변동성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창용 총재는 현재 금리를 인하하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여러 변수로 인해 금리 인하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수를 살리기 위해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으며, 한은 또한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남겨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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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정치적 불확실성과 환율 변동성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침체된 경기를 살리려면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만, 원화값 하락을 의식해 현 금리 수준 유지를 결정한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6일 금통위 직후 "경기 상황만 보면 지금 금리를 내리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금리는 경기뿐 아니라 여러 변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번에는 금리를 인하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정치적 이유로 원화값이 펀더멘털에 비해 30원 정도 떨어졌으며,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를 유지한다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초 예상(1.9%)보다 0.15%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지적대로 원화값 약세는 경제에 부담을 준다. 그러나 지금은 환율보다 경기 침체가 더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금리 동결은 아쉬움이 크다. 외환시장은 이미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고,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이 원화값 약세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압력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내수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비상계엄·탄핵 정국이 이어지며 경기는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지난해 1~11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1% 낮아졌는데, 신용카드 대란을 겪은 2003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취업자도 지난해 12월 5만2000명이나 줄어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2기 출범 이후 관세 폭탄이 현실화할 경우 수출마저 둔화할 우려가 있다. 이를 반영해 정부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하향 조정했다.

소비심리와 기업 활동 위축은 중장기 성장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경제 펀더멘털 약화는 원화값 추가 하락을 부를 수도 있다. 정부는 예산 67% 상반기 조기 집행과 설 연휴 임시공휴일 지정 등으로 내수 살리기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금리 인하가 더해져야 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한은이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인데, 골든타임을 놓치기 전에 경기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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