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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내수 고난도 숙제 받아든 금통위 [사설]

입력 : 
2025-01-13 17: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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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이후 한국 경제는 원화값 하락과 고물가, 소비심리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기업들이 고환율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나타났고, 소매판매액지수 또한 2003년 이후 최대 폭 감소를 기록했다.

현재의 경제적 압박 속에서 환율 방어와 내수 살리기를 동시에 성취하는 것은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신중한 정책 결정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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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이후 한국 경제는 한편으로는 원화값 하락과 고물가, 다른 한편으로는 소비심리 위축과 내수 침체가 두드러진다. 통화당국 입장에서는 금리를 내리자니 환율을 자극할까 신경 쓰이고, 그냥 두자니 침체 장기화가 걱정되는 상황이다. 오는 16일로 예정된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시장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원·달러 환율은 1394.7원에서 1472.5원까지 치솟았다. 한 달 새 원화값이 5.3% 떨어진 것이다. 이는 20개 주요국 통화 가운데 6.4% 떨어진 러시아 루블화를 제외하면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달러화 강세는 세계적 현상이기는 하지만 전쟁 중인 러시아와 비슷한 수준의 통화가치 하락은 계엄 여파가 얼마나 심각한지 여실히 보여준다. 환율 급등은 석유류 등의 가격 반등을 거쳐 소비자물가 상승을 불러오고 있다. 설을 앞두고 성수품 수요와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상승폭은 훨씬 더 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5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업 10곳 중 6곳은 올해 사업계획을 수립하며 1300원대 환율을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환율이 이어질 경우 기업들의 리스크가 상당할 것이다.

한편 지난해 1~11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1% 떨어져 '신용카드 대란'이 있었던 2003년 이후 최대 폭 감소했다. 내구재·비내구재·준내구재 소비가 동시에 2년 연속 감소하는 전례 없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 통계에는 반영이 안 됐지만 12월 신용카드 이용 금액은 전달 마지막 주와 비교해 9.9% 줄었다. 정국 불안에 소비자는 지갑을 닫고 기업은 투자를 보류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환율 방어와 내수 살리기는 둘 다 중요한 가치지만 지금 상황에선 반대 방향으로 뛰는 두 마리 토끼와도 같다. 욕심 내다 둘 다 놓치는 우를 경계해야 한다. 보다 시급한 현안이 무엇인지 경중을 따지고 국내 금리 정책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쪽을 택해야 한다. 상황이 복잡할수록 상황에 압도되지 않는 정책 결정자의 소신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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