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 점유율, 13%→26% ‘껑충’
美 항만료 부과…中 컨선 발주 급감
정부, RG 확대·조선 R&D 예산 40%↑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오션]](https://pimg.mk.co.kr/news/cms/202510/12/news-p.v1.20250701.bf59aa66e20e476297427a847f62c05c_P1.png)
오는 14일부터 미국이 중국 선박을 대상으로 ‘항만 진입료’를 부과하기로 한 가운데, 올들어 중국 조선 발주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반해 한국 조선소에 대한 발주는 소폭 증가하고 있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해운업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글로벌 중국 조선 발주량은 지난해 2분기 3800만t을 기록한 이후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2024년 3분기에는 2693만t, 2024년4분기에는 2077만t을 기록하더니 올해 1분기에는 977만t, 2분기에는 1496만t, 3분기에는 1047만t으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선종을 보면 중국산 컨테이너선, 원유운반선, 액화천연가스(LNG) 등에서 대형 선종 위주로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활발했던 컨테이너선과 탱커류 발주가 올들어 크게 줄어들었다.
반면 한국은 지난해 4분기 413만t에서 올해 1분기 532만t으로 발주량이 늘었고, 2분기에는 526만t, 3분기에는 493만t 수준으로 발주량이 유지되고 있다. 중국의 전세계 조선 발주량 비중이 지난해 74.5%에서 올해 58.8%로 줄어든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13.3%에서 25.9%로 늘어난 것이다. 여전히 중국 조선소의 발주량이 세계 1위지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빠르게 줄고 있는 셈이다.
두 국가 조선 산업의 발주량 추이가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전체적인 조선 발주량 감소와 미국의 중국 조선소 발주 컨테이너선 조선 규제가 겹쳤기 때문이다. 실제 전세계 총 조선 발주량은 올들어 지난 9월까지 5990만t으로 지난해 전체 1억4127만t 대비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미국 관세발 전세계 교역량 둔화로 해운 수요 자체가 줄어들고, 선박 자재 가격과 환율 변동성도 커져 선박 발주가 줄어든 것이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여전히 중국 조선 발주량이 1위이긴 하지만 전통적으로 중국 조선소에 발주를 맡기던 선주들이 일부 물량을 한국 조선소로 돌린 부분이 있다”며 “중국 쏠림 현상은 앞으로도 줄어들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도 국내 조선업을 위해 각종 지원책을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 정부는 ‘조선 선수금환급보증(RG) 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RG는 선주가 조선사에 배값의 일부를 선수금으로 지급했을 때 조선사가 계약대로 배를 건조·인도하지 못하면 선주가 낸 선수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보증기관이 대신 갚아주는 보증장치다. 중형조선사가 RG를 지급받기 쉽지 않아지자 산업은행에 더해 한국무역보험공사 특례보증 잔여 한도 내에서도 RG 발급을 신속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조선업 내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친환경・자율주행 등 신기술 관련 연구개발(R&D)에도 힘쏟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산업부는 R&D 관련 예산을 40% 늘렸는데 이중 상당 부분이 조선업 초격차 기술 연구에 투자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