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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청춘인데”…56세 이른 은퇴에 생활비마저 매달 120만원 부족[언제까지 직장인]

류영상 기자
입력 : 
2025-10-02 09:00:00
수정 : 
2025-10-09 07:39:14

뉴스 요약쏙

AI 요약은 OpenAI의 최신 기술을 활용해 핵심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려면 기사 본문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노후 자산으로 12억6000만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60세 은퇴 후 90세까지 살아가려면 필요한 금액으로, 현재 한국의 평균 은퇴 연령이 56세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노후 준비가 미흡하다고 지적됩니다.

특히, 적정 생활비인 월 350만원에 비해 실제 조달 가능액은 월 230만원에 불과하며, 5가구 중 4가구가 노후 준비에 대한 불만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함께 80% 이상의 한국인이 '에이징 인 플레이스'에 공감하고 있으며, 건강과 경제력을 노후 행복의 핵심 요소로 보고 있는 반면, 노후 준비가 잘 되어 있다고 느끼는 가구는 19.1%에 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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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적정생활비 月350만원…120만원 부족
65세 은퇴 희망, 실제론 9년 빠른 56세
“노후준비 잘 돼 있다”는 19.1% 불과
경기가 바짝 얼어붙으면서 고용 불안을 느끼는 직장인들의 모습을 도처에서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어찌하든 자신의 주된 커리어를 접는 시기는 누구에게나 다가오게 마련입니다. 갑자기 다가온 퇴직은 소득 단절뿐 아니라 삶의 정체성 마저 집어삼킬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지금 이 순간, 어떻게 준비 하느냐에 따라 ‘인생 2막’의 무게와 행복감은 확연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직장에 다닐 때는 부(富)의 확대에 치중했다면 은퇴 후에는 ‘현금흐름’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매주 연재하는 ‘언제까지 직장인’에서는 연금테크(연금+재테크)에 대해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노후 자산이 12억6000만원만 있으면 자식들한테 손 안 벌릴 수 있다고 하는데, 현실은 정말 녹록지 않네요.”(60대 A씨)

그럼, 여기서 A씨가 말한 12억6000만원은 어떤 의미일까요.

말 그대로, 억 소리 날만큼 큰 금액인데요. 금융기관 조사에 따르면 60세 은퇴 후 90세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필요한 돈이라고 합니다.

일자리 구하는 노인. [사진 = 연합뉴스]
일자리 구하는 노인. [사진 = 연합뉴스]

인생 이모작’을 영어로 ‘앙코르 커리어(encore career)’라고 합니다. 이는 청중이 좋아하는 가수가 다시 무대에 오르는 것을 보고 싶어서 ‘앙코르’를 외치는 것처럼 인생 후반 새로운 커리어를 개척함으로써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삶의 의미를 추구한다는 뜻입니다.

최근에는 ‘앙코르 커리어’에서 더 나아가, 새로운 도전과 지속적 활동을 통해 은퇴 이후의 삶을 성취감과 행복을 얻는 황금기로 만드는 ‘앙코르 인생’의 개념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자료 = KB금융그룹]
[자료 = KB금융그룹]

이 같은 ‘앙코르 인생’이 되기 위해서는 건강과 기본적인 경제력은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은퇴 연령은 평균 56세로 빨라졌는데, 실제 노후준비는 상당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경제력은 노후 행복의 핵심요소로 꼽혔지만 준비 정도는 가장 미흡한 실정입니다.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적정 생활비에 비해 실제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이 월 120만원 모자랐고, 최소 생활비보다도 20만원가량 부족했습니다.

실제 은퇴 시기는 희망 시점보다 9년 빨랐지만 5가구 중 4가구는 노후준비 수준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근 KB금융그룹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이 생각하는 노후 적정생활비는 월 350만원, 최소생활비는 월 248만원으로 조사됐습니다.

적정 생활비는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에 필요한 최소 생활비에 여행·여가활동·손주 용돈 등을 포함하는 비용을 의미합니다.

올해 적정생활비 월 350만원은 2023년 조사보다 19만원 적었는데요.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막연한 불안 심리가 높인 예상 생활비 규모가 제자리를 찾은 영향으로 해석됩니다.

실제 조달가능금액은 월 230만원으로 적정생활비의 65.7%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KB금융이 25~74세 서울·경기·6대 광역시·세종시에 거주하는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것입니다.

[자료 = KB금융그룹]
[자료 = KB금융그룹]

실제 은퇴 나이도 희망보다 빨랐습니다.

한국인이 희망하는 은퇴 시기는 평균 65세였으나 실제로는 평균 56세에 은퇴해 9세 빠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제적 노후준비를 시작하는 나이는 평균 48세였습니다. 평균 은퇴 나이가 56세인 점을 고려하면 노후준비 기간이 촉박한 셈입니다. 노후를 위한 경제적 준비 계획이 없다고 밝힌 응답자도 15.2%에 달했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50대가 29.5%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40대(21.1%), 60대 이상(16.7%), 30대(13.6%) 순이었습니다. 30세 미만에 노후준비를 시작한다는 응답은 4.0%에 불과했습니다.

노후 생활비 ‘연금’ 의존도 압도적 높아

노후 생활비 조달에 있어서는 ‘연금’에 대한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노후 생활비 조달가능금액 중 60% 이상은 국민연금, 사학·군인·공무원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주택연금 등의 연금을 활용해 마련할 계획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가구에서는 평균 2.9개의 연금을 보유하고 53.8%는 개인연금을 추가로 가입하고 있었습니다.

[자료 = KB금융그룹]
[자료 = KB금융그룹]

개인연금 보유 여부에 따라서는 보유가구(61.2%)가 미보유가구(34.4%)보다 만족도가 두 배가량 높았습니다.

현재 생활에 ‘불만족스럽다’는 응답률은 개인연금 보유가구(10.2%)가 미보유가구(30.6%)의 3분의 1에 그쳐 개인연금 보유 여부와 노후생활 만족도간 양의 상관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가계 자산의 75%에 이르는 부동산을 활용한 노후자금 준비에 대해서는 여전히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는데요. 주택연금에 가입할 의향이 있는 가구는 32.3%에 불과했습니다.

주택 다운사이징을 통한 노후자금 준비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9.7%가 활용 의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운사이징 시기는 70대(48.1%)를 가장 많이 선호했고 80대 이상(25.2%)도 많았습니다. 마련된 자금은 ‘입출금 계좌에 넣어두고 생활비로 사용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익숙한 집과 지역사회에서 살면서 독립적이고 안전하게 나이 들고자 하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에 대해서는 80.4%가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23년 조사(66.2%) 대비 14.3%포인트 높은 수치입니다.

한국인이 생각하는 ‘동네’의 개념은 ‘도보 30분 이내’(39.2%)의 거리로 의료시설과 편리한 교통, 공원 등 자연환경, 쇼핑시설 등을 선호하는 인프라 조건으로 꼽았습니다.

[자료 = KB금융그룹]
[자료 = KB금융그룹]

행복한 노후를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건강(48.6%)’ ‘경제력(26.3%)’이 꼽혔습니다.

그럼에도 노후준비가 잘 돼 있다고 생각하는 가구는 19.1%에 그쳤습니다.

글로벌 사회와 비교한 노후생활에 대한 기대는 한국(11.0%)이 글로벌(34.0%)보다 크게 낮았습니다.

황원경 KB금융 경영연구소 부장은 “한국 사회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접어 들었으나 노후를 위한 경제적 준비는 의지와는 달리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며 “이번 보고서가 실질적인 노후준비의 지침서로, 사회적으로는 고령인구 증가에 따른 제도적 지원 체계 구축을 위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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