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 상호관세 혼란 가중
백악관 뒤늦게 "26% 따라야"
다른 13개국가 관세율도 오류
팩트와 어긋나는 주장도 펼쳐
"韓, 미국쌀에 관세 50~513%"
실제론 최저물량에 5% 부과
백악관 뒤늦게 "26% 따라야"
다른 13개국가 관세율도 오류
팩트와 어긋나는 주장도 펼쳐
"韓, 미국쌀에 관세 50~513%"
실제론 최저물량에 5% 부과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소개한 차트와 실제 백악관이 게시한 행정명령 부속문서에는 다른 숫자가 기재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개한 차트에서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25%로 발표했지만, 부속서에는 26%로 쓰여 있다. 인도는 26%로 발표했지만 부속서에는 27%로 기재돼 있고, 태국은 36%로 발표했지만 37%로 적혀 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관세율과 행정명령 부속서상 관세율에서 차이가 나는 오류 사례가 14개국에 달했다. 이와 관련한 한국 언론의 확인 요청에 백악관 관계자는 '조정된' 수치라면서 "행정명령 부속서에 표기된 수치(26%)를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상호관세 발표 행사에서 불공정무역 관행을 언급하며 한국을 몇 차례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의 불공정무역 관행을 언급하면서 "한국·일본과 다른 매우 많은 나라가 부과하는 모든 비(非)금전적 (무역) 제한이 어쩌면 최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엄청난 무역장벽의 결과로 한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81%는 한국에서 생산됐으며, 일본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94%는 일본에서 생산됐다"고 지적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2024년 한국에서 판매된 자동차 총 162만대의 약 83%가 국산차였던 것은 사실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산 쌀에 대해 한국에서 물량에 따라 50~513%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한국은 전체 수입 쌀에 513%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저율관세할당(TRQ) 물량 연간 40만8700t에 대해서는 5% 관세를 적용한다. 미국에 할당된 TRQ 물량은 13만2304t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50%' 발언은 실제 수치를 혼돈해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은 2007년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대부분 상품을 무관세로 교역하고 있으며, 현재 대미 수입품에 대한 평균 관세율은 작년 기준 0.79% 수준이다.
관세와는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외딴섬들도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 서부 해안에서 수천 ㎞ 떨어진 남극 근처 허드섬과 맥도널드섬도 10%인 기본 상호관세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노퍽섬은 29%의 높은 상호관세를 맞았다. 호주의 나머지 지역보다 19%포인트 높은 세율이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노퍽섬이 미국의 거대 경제에 경쟁자인지 의문"이라며 "지구상의 어떤 곳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