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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먹거리 줄줄이 인상에 힘든데…프랜차이즈 ‘이중가격제’에 소비자 울상

변덕호 기자
입력 : 
2025-03-19 15:4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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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먹거리 가격 상승으로 서민 부담이 커진 가운데,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배달 애플리케이션 주문 가격을 원가보다 높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가 확산되고 있다.

이디야커피는 최근 배달 메뉴 가격을 평균 300원에서 500원 인상했으며, 맘스터치와 굽네치킨도 이 조치를 따르고 있다.

소비자들은 이중가격제 도입으로 배달 음식 가격이 더 오르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으며, 외식물가 상승과 함께 소비자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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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업계 ‘이중가격제’ 확산
업계선 “배달앱 수수료 때문”
외식 물가 인상에 소비자 부담 커질 듯
“프랜차이즈 자체앱 배달비 더 비싸” 지적도
서울 시내에서 대기 중인 배달 기사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서울 시내에서 대기 중인 배달 기사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연초부터 먹거리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서민 부담이 커진 가운데 프랜차이즈 업계를 중심으로 배달 애플리케이션 주문 가격을 매장 판매가격보다 높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 도입이 확산하고 있다.

배달 운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배달 음식 가격을 높여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의 물가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복수의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배달 메뉴 가격을 올리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하고 나섰다.

이디야커피는 전날(18일)부터 ‘배달 서비스 전용 판매가’를 운영한다고 공지했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외부 배달 플랫폼에서 주문하는 제품의 가격을(아메리카노 제외) 300원 올리고 베이커리나 RTD 음료(용기에 담은 제품) 등은 500원 인상하는 것이다.

원두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메뉴 가격을 올리지 않고 가격 방어에 나선 이디야로선 배달 수수료 인상까지 버티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이디야커피는 “최근 시장 환경 변화와 배달 수수료 인상 등으로 가맹점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가맹점의 안정적인 운영과 제품 품질 유지 및 서비스 향상을 위해 배달 전용 판매가를 별도 운영하게 됨을 안내드린다”고 했다.

맘스터치 매장. [사진 = 맘스터치 제공]
맘스터치 매장. [사진 = 맘스터치 제공]

맘스터치 일부 가맹점들도 배달 메뉴 가격을 올렸다.

맘스터치 본사는 가격이 오르면 매출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가맹점에 가격 인상 자제를 권고했으나 48개 가맹점이 이중가격제를 적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중가격제를 적용한 가맹점들의 배달 메뉴 가격은 평균 15%가량 올랐다. 다만, 본사에서는 가맹점의 개별 가격 정책을 규제할 수 없는 노릇이다.

굽네치킨은 최근 서울과 경기 등 일부 가맹점에서 배달 메뉴 가격을 올렸다. 대표 메뉴 ‘고추 바사삭’은 원래 가격이 1만9900원인데, 일부 매장에선 2만1900원으로 오르는 등 배달 메뉴 가격이 1000원에서 비싸면 3000원까지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랜차이즈 업게의 이중가격제 도입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롯데리아, 맥도날드, KFC, 파파이스, 버거킹, 피자스쿨 등 업체들이 지난해 이중가격제를 도입했다.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도 배달용 커피 가격을 500원가량 더 받는다.

이중가격제는 사실상 제품 가격 인상과 마찬가지로 받아들여진다. 소비자들 대부분은 프랜차이즈 제품을 배달 주문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은 배달 주문을 꺼리게 된다고 말한다.

자취생인 20대 직장인 A씨는 “퇴근하고 저녁에 간단하게 한 끼 떼우기 위해 배달음식을 주문하곤 하는데, 기존 배달 음식 자체도 가격이 저렴하지 않아 다소 부담됐다”면서 “그런데 이중가격제라는 이름으로 더 비싸게 판다니 배달 음식을 줄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B씨도 “이중가격제라는 게 말이 되는 건지 잘 모르겠다. 똑같은 음식인데 배달 주문한다고 가격을 더 올려 받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며 “프랜차이즈 업체든 배달플랫폼 업체든 소비자를 우습게 보는 것 같다”고 했다.

배달앱 3사. [사진 = 배달앱 3사 애플리케이션 로고 캡처]
배달앱 3사. [사진 = 배달앱 3사 애플리케이션 로고 캡처]

배달앱 업계에선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는 프랜차이즈 업체에 대한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자체 앱에서 제공하는 배달비도 비싼 경우가 있다”며 “배달앱의 수수료 때문에 이중가격제를 시행한다고 주장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외식물가가 꾸준히 오르는 가운데 이중가격제 도입까지 확산하면서 소비자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외식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해 전체 물가를 0.43%P 끌어올렸다. 이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2%)보다 상승폭이 컸다.

또한 같은 달 가공식품 물가는 작년 동월 대비 2.9% 올라 1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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