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구·매트리스 업체 지누스가 수익성 개선에 시일이 걸리면서 지난해에도 현대백화점그룹의 ‘아픈 손가락’이 된 모양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올해 지누스가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이라며 ‘트럼프발 관세 이슈’에 오히려 유리한 상황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2842억원으로 전년보다 6.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조1876억 원으로 0.5% 줄었다.
현대백화점의 실적은 면세점과 지누스가 발목을 잡았다. 면세점의 경우 연간 매출이 9721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줄었다. 영업손실(288억원)은 전년보다 25억원 개선됐으나 여전히 마이너스다.
지누스는 연간 매출 9204억원으로 전년보다 3.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37억원이 줄어 5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올해 결국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121억원 줄어 -68억원으로 손실로 전환했다.
지누스는 2022년 3분기부터 현대백화점 연결 실적에 편입됐으나 이후 연간 기준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는 중이다. 2023년 지누스 영업익은 183억원으로 2022년보다 34.4% 감소했고, 올해는 결국 적자를 찍었다.
다만 지난해 4분기만 보면 지누스의 영업이익은 1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2.6% 늘었다.
지누스에 따르면 매트리스 부문은 지난해 3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나 비매트리스 부문의 부진이 지속됐다. 부문별 매출 현황을 보면 매트리스 부문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22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증가했다. 연누계로 보면 2024년 매트리스 부문 매출은 6706억원으로 지난해(6402억원) 보다 4.7% 늘었다.
반면 침실가구(프레임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5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6% 줄었다. 지난해 침실가구(프레임류) 매출은 2250억원으로 전년(2822억원) 보다 20.3% 감소했다.
기타(거실가구) 부문의 경우에도 지난해 4분기 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3% 줄었고, 지난해 매출은 248억원으로 1년 사이 17% 감소했다.
연간 기준으로 영업익이 적자를 찍었으나 지누스의 실적 턴어라운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5월 부로 미국 등 주요 고객사의 주문 정상화와 함께 재고 효율화·창고 축소 등 사업구조 개선 노력으로 3분기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후 4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지누스에 대해 올해 실적 정상화의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김현겸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발(發) 관세 이슈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시점이지만 지누스는 타 경쟁사 대비 유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산 모든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발효를 한 달 유예했다.
지난 2023년 기준 국가별 미국향 매트리스 수출량은 총 1671만개다. 이 중 인도네시아가 23.5%, 멕시코가 22.7%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연구원은 “멕시코에 공장이 있는 매트리스 경쟁업체 대비 인도네시아에 공장이 있는 지누스의 가격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미국 오프라인 대형 고객사와의 매트리스 개발제조위탁(ODM) 신규 계약 체결은 멕시코에 집중돼 있던 고객사의 공급처 다변화 전략에 따른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이 실제 관세 부과로 이어진다면 추가적인 공급물량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관세 기조에 따른 불확실성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흥국증권은 지누스에 대한 보고서에서 “미국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을 반영해 2025~2026년 수익 예상을 하향하며 목표주가를 소폭 하향 조정한다”고 전했다.
흥국증권은 투자 의견은 ‘매수’(BUY)를 유지했지만 목표 주가는 기존 3만1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9.7%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