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패션 트렌드는 헬시플레저 확산으로 고기능 아웃도어룩 주목 케이블 니트 등 클래식룩 경기침체 여파로 관심 러닝 열풍도 이어질듯 온·호카 여전히 인기
헤지스 노르딕 가디건.
패션 산업이 성숙하면서 하나의 커다란 유행보다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세분화된 '마이크로 트렌드'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아웃도어 중심의 '고프코어'와 여리여리한 분위기의 '발레코어', 그리고 절제된 스타일을 강조한 '드뮤어 룩' 등이 동시에 유행하며 그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패션을 찾아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패션 업계에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 트렌드를 주도할 키워드로 고기능성 운동복에 공통적으로 주목했다.
호카 '카하 3 GTX' 러닝화.
패션기업 LF는 올해 '스레드(THREADS)'를 패션 트렌드 키워드로 제시하고, 타임리스 클래식(Timeless Classic)과 고기능성 운동복(High Performance) 등을 새로운 흐름으로 소개했다. LF 관계자는 "급변하는 패션 시장에서 고객들의 취향과 마이크로 트렌드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는 현상을 잘 보여주는 키워드"라며 "각각의 키워드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클래식한 요소부터 혁신 아이템, 지속가능한 패션, 디지털 전환 등 현시점 패션 산업에서 주목해야 할 중요한 가치들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고 말했다.
안다르.
특히 '헬시플레저'(건강과 재미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 트렌드 확산에 따라 고기능성 아웃도어 및 스포츠 브랜드들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LF 관계자는 "고기능성과 퍼포먼스는 기본이고 스타일 또한 감각적이고 개성 있는 브랜드들이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LF는 하이엔드 아웃도어 브랜드 '티톤브로스'를 통해 독보적인 기능성 소재를 기반으로 한 퍼포먼스 위주의 아웃도어 라인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리복'은 오랜 스포츠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크로스핏'과 '농구' 등 전문 라인을 강화하며 퍼포먼스 라인을 확장한다.
티톤브로스 '얼라이브 다운'
또 올해도 고환율과 사회적 불확실성 등 경기 침체가 예고되면서 유행에 구애받지 않는 '클래식 패션'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LF 대표 브랜드 '헤지스'는 25주년을 맞아 '유행 없는 기본 아이템'을 중심으로 한 '아이코닉(Iconic)' 라인을 전면에 내세우며 글로벌 영토 확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헤지스는 2000년 브랜드 론칭 당시부터 칼라 티셔츠, 셔츠, 케이블 니트 등 누구나 쉽게 입을 수 있는 클래식한 아이템을 시그니처로 선보였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아이코닉 라인의 확장과 투자를 통해 글로벌 캐주얼 브랜드로 입지를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패션 업계가 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애슬레저 업계는 소비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확고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일상에서 운동을 즐기는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러닝, 요가, 골프 등 다양한 활동에 적합한 기능성과 스타일을 겸비한 애슬레저가 필수 아이템으로 급부상하면서다.
애슬레저 업계를 이끌고 있는 안다르는 지난해 3분기 매출 725억원, 영업이익 122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신장세만 따져보면 1년 새 매출은 48%, 영업이익은 170%나 올랐다. 애슬레저 브랜드 안다르는 AI랩을 통해 지난해 기능성 향상, 고품질의 테크니컬 애슬레저가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러닝 열풍으로 러닝화 브랜드들의 인기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에는 온, 호카, 새티스파이 등 신흥 브랜드가 주목받았다. 크림은 자사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2024 하반기 인사이트 리포트'를 통해 이 같은 트렌드를 분석했다. 크림에서 가장 많이 빠르게 성장한 러닝 브랜드는 '새티스파이'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하반기 거래량이 약 5160% 늘었다. '온'과 '호카' 또한 각각 1252%, 70%의 거래 상승량을 보였다.
W컨셉이 제안한 '브랜' 컬러 코트.
한편 올해 패션 트렌드 컬러로는 따뜻한 계열의 '브랜' '문빔 그레이' '코쿤' 등이 떠오르고 있다. 패션 플랫폼 W컨셉은 2025 봄여름(SS) 트렌드 컬러 스타일링을 테마로 한 인플루언서 협업 화보 '뉴이어 뉴바이브'를 이달 초 선보였다고 밝혔다. 올해가 기대되는 추천 브랜드로는 시엔느, 오어, 모한, 로제프란츠, 비뮤즈맨션 등 디자이너 브랜드를 비롯해 코랄리크, 르메메, 드로우핏우먼 등을 소개했다. 색채 전문기업 팬톤은 2025년 '올해의 컬러'로 초콜릿과 커피를 연상시키는 따뜻한 브라운톤의 '모카 무스(PANTONE 17-1230 Mocha Mousse)'를 선정했다.
여성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는 올해 뷰티 트렌드로 '드뮤어 메이크업'을 제시했다. 에이블리가 제시한 '드뮤어 메이크업' 트렌드는 '2024 하반기 에이블리 뷰티 어워즈' 수상 상품을 종합 분석한 결과로, 화려한 화장보다는 피부 본연의 건강함을 강조하며 메이크업 단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상품의 높은 인기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패션 업계를 휩쓴 자연스럽고 절제된 스타일의 '드뮤어 룩' 열풍에 이어 뷰티 역시 '미니멀리즘'과 '덜어냄의 미학'을 중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매끄럽고 촉촉한 표현으로 피부 본연의 건강함을 강조할 수 있는 화장품 수요가 높아질 전망이다. 2024 하반기 뷰티 어워즈 결과 '일소'의 '슈퍼 멜팅 세범 소프트너', '프랭클리'의 '클로저 세럼' 등 피지·모공 관리 상품이 스킨케어 부문 베스트 어워즈 상품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