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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 경제 여파 심도있게 분석…정책 실기엔 냉철한 비판을

이진한 기자
입력 : 
2025-01-14 16: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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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독자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정례회의를 개최하여 최근 보도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다.

위원들은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에 관한 심층 분석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특히 삼성전자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더 면밀히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플라스틱 국제협약에 대한 보도의 부족과 기후환경적 문제에 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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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위원회 11~12월 보도 평가
◆ 매경 독자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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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독자위원회 정례회의가 지난달 26일 열렸다. 봉욱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와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조성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등 3명의 독자위원(가나다순)이 참석했다. 대학생 강희원 씨와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주부 황혜영 씨는 서면으로 의견을 보내왔다. 독자위원들은 11~12월 매일경제신문의 보도와 매경이코노미, 매경럭스멘 기사에 대해 평가했다.



송재용 위원

45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와 이어진 탄핵 정국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전직 경제수장들의 고언(12월 9일자 A4면), 탄핵 위기 극복 3대 제언(12월 16일자 A1·2면) 등의 보도는 현 상황이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경제지로서 심도 있게 분석했다. 방산과 원전을 비롯해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했던 주력 산업에 대한 지원이 흔들리지 않고 지속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주길 바란다.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한국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도 전문가 분석을 통해 면밀하게 분석했다. 뉴욕 특파원의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 인터뷰(12월 13일자 A10면)가 대표적이다. 주간지의 호흡으로 다룬 매경이코노미의 '슈퍼 트럼프 시대' 기획도 시의적절했다.



조성진 위원

누적된 경제 정책의 실기가 탄핵 정국에서 어떤 파장을 불러올 것인지 매일경제가 경제지로서 심층 분석을 해주길 바란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정책를 예로 들자면 때늦은 기준금리 인하 여파가 조금씩 실물경제에 나타나고 있다. 지금도 한국은행 총재의 행보를 보면 한국은행이 아니라 서울은행의 수장인가 싶다. 경제위기가 심화하는 국면에서 이런 부분을 매경이 냉철하게 비판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위기는 국민 대다수가 삼성전자 주주라는 측면에서 단순히 단일 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HBM에 발목 잡힌 삼성전자 조직개편 속도 기대 못 미쳐'(11월 14일자 A1·3면) 보도처럼 기술력과 전략의 부재를 지적한 기사가 좋았다. 다만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지배구조를 비롯한 다양한 관점에서의 분석을 제시한다면 매경의 분석력이 한층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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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욱 위원

계엄 이후 급등한 환율과 한국의 여행위험국 지정 같은 현상이 어떻게 변했는지 후속 상황을 다뤘다면 보도의 완결성이 높아졌을 것이다. '비상계엄은 고도의 통치 행위'라는 주장을 비롯해 이미 폐기된 법적 논리에 대해서는 전문가 인터뷰를 통한 '팩트체크'가 아쉬웠다. 또 미국 측이 계엄에 대한 사전 통보가 없었다는 점을 두고 불만을 표한 데 대해 정당한 것인지도 추가로 살폈어야 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과 한국의 탄핵 정국이 겹치면서 정부와 기업들의 새로운 시대 준비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분석하는 기사는 양적으로 특히 부족했다. 다만 트럼프 정부에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가상화폐는 '위기의 K블록체인' 기획을 통해 심도 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4만원대로 추락한 것은 삼성 반도체의 현주소를 보여준 단적인 예다. 삼성전자 경쟁력 회복을 위한 방안으로 주52시간제 개편이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는데, 경영 측면의 문제는 없었는지도 심층 분석해야 한다. 언론의 대안 제시도 필요하다.



황혜영 위원

명예기자리포트를 비롯해 다양한 칼럼이 돋보였다. 송호근 한림대 석좌교수의 특별 기고 '멈춰선 대통령의 시간, 대의와 민생 위해 결단을'(12월 10일자 A29면)은 이번 계엄·탄핵 정국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불러일으킨 글이었다. 박지형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의 명예기자리포트(11월 28일자 A28면)는 무엇하나 확실한 것 없는 트럼프 시대에 한국 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통찰이 돋보였다.

지난달 열린 플라스틱 국제협약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가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막을 내린 데 대해서는 기사를 찾아볼 수 없어 아쉬웠다. 시리즈 기획기사 중에서는 '코리아 시니어 리포트'가 인상적이었다. 신문 독자 중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장년 세대의 한 모습을 잘 보여준 기획이었다. 다른 세대들이 이 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자료도 될 것 같다. 다만 이 세대가 급속히 노화로 접어들면서 한국 사회가 새로운 고령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앞으로 보다 크고 넓은 시선으로 분석해주길 바란다.



황철주 위원장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안건을 인포그래픽 기법을 활용해 쉽게 전달한 점이 눈에 띄었다. 각 기업의 임원인사 단행 보도는 반복해서 나오기 때문에 똑같은 단어의 사용으로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데, 대상자별로 경영 전략 등을 인포그래픽이나 표로 요약 정리해 전한 점이 그렇다. 삼성전자의 장기간 주가 하락 원인으로 설명한 반도체 기술 등에 대한 설명도 해당한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미국의 기업 정책을 다시 살펴봐야 할 때가 올 것이다. 그가 반도체지원법(칩스법)이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해왔는지 과거 발언 등을 통해 명확하게 설명해준다면 독자들의 이해도가 더욱 깊어질 것이다. 특히 반도체 분야는 정부와 업계의 진전된 대응책이 나올 텐데, 이때에도 양질의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지면을 구성하길 바란다.

시리즈 기획 중에서는 이공계 인력난과 중국의 기술 공급을 조망한 기사가 인상적이었다. 두 사안 모두 한국의 미래 경쟁력과 직결된 이슈로, 시의성은 물론 관련 주체들에게 통찰을 제공했다. 다만 합당한 보상 체계를 구체화하거나 이직을 장려할 수 있는 여러 제도적 방안을 실질적으로 제시했다면 기사의 완성도가 높아졌을 것이다.



강희원 위원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좀 더 세심한 기사가 필요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4일, 7일에 담화를 발표하며 대통령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사병 없이 부사관만 투입했다" "단전 단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등은 추후 드러난 사실관계와 다르다 보니, 이런 점을 비교해 보도해줬으면 더 좋은 지면이 됐을 것 같다. 다만 송호근 교수, 신헌철 정치부장의 칼럼 등은 매경의 장점을 온전히 보여줬다.

평가 기간 보도됐던 '2024 서울머니쇼 플러스' 관련 기사를 보고 재테크 기사의 고급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경이코노미와 럭스멘 또한 마찬가지다. 부의 축적을 넘어서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주면 좋겠다. 경제와 인문학적 사고를 결합한 콘텐츠도 요구된다.



이미경 위원

지난달 열린 플라스틱 국제협약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에는 전 세계 178개의 유엔 회원국 정부 대표단과 31개 국제기구, 산업계·시민단체·학계를 포함한 이해관계자 등 3000여 명이 참석했다. 통상 주최국이 되면 원활한 진행 외에도 협상안이 구체화될 수 있도록 사전 준비에 매진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부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소극적이었다.

언론의 무관심도 아쉬웠다. 매경은 플라스틱이 함축한 기후환경적 문제를 비롯해 피상적인 재활용 정책의 문제, 대안 기술이 등장했을 때 얻게 될 경제적 가치 등 경제지로서 다뤄야 할 다양한 안건을 심도 있게 보도해주길 바란다.

[이진한 기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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