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쿠팡 진영 강화 수혜 기대

신세계와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연합이 형성된 가운데, 양측 모두와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는 CJ대한통운이 강력한 수혜주로 떠오른다.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 자회사인 알리바바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한다고 12월 26일 밝혔다. 출자 비율은 5 대 5,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등이 보유한 지마켓 지분 80%를 전부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알리바바그룹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지분과 현금 3000억원을 출자한다는 방침이다. 2025년 설립 예정인 JV에는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편입되며, 두 이커머스 플랫폼은 지금처럼 독립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번 협력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며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성 부진을 겪는 지마켓 투자금 회수를 고심하던 신세계와 막강한 자본력을 갖췄음에도 상품 품질 논란에 주춤한 알리바바가 서로 협력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는 모양새다.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와 협력에 대해 “글로벌 플랫폼과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효율을 개선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회사가 일으킬 시너지는 강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자본력을, 지마켓은 국내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호 보완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벌써부터 수혜주를 찾는 투자자 움직임이 포착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연합에 따른 강력한 수혜주로 CJ대한통운을 꼽는다.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 모두 CJ대한통운의 전략적 파트너라는 이유에서다. CJ대한통운은 현재 알리익스프레스 국내 배송 물량의 약 80%를 담당하고 있으며, 발암물질 등 직구 관련 논란에도 물동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신세계그룹과는 지난 6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3분기부터 지마켓 배송을 시작했다.
시장의 기대가 CJ대한통운 주가에 반영된다면 2024년 내내 이어진 주가 하락세를 끊어낼 수 있을 전망이다. 12월 26일 한국거래소에서 CJ대한통운은 8만120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는 연초 대비 약 36% 하락한 가격이다. 내수 부진에 따른 물동량 감소와 택배 단가 하락에 CJ대한통운은 2024년 내내 주가 부진에 시달렸다.
그러나 이번 신세계와 알리바바의 연합군 탄생으로 새로운 주가 상승동력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오정하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세계와 알리바바의 이번 JV 설립은 반쿠팡 진영이 강화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최근 물동량이 확대되는 한국 제품 판매존(케이베뉴)을 중심으로 시너지가 구현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이들이 동반 성장할 경우, 두 플랫폼과 모두 거래 중인 CJ대한통운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