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핵심 지역인 서초구 일대에 대규모 주택 공급 물량이 나오자 부동산업계는 벌써부터 들썩이는 분위기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국내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인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가 1만2000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서초 서리풀지구 2만가구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규모”라며 “강남 입성을 노리는 대기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벨트 해제로 택지지구가 들어서면 철도, 도로 등 인프라가 개선되는 만큼 주변 지역 투자 수요도 몰릴 전망이다. 이 중 서초 서리풀지구 인근 투자를 주목하는 이들이 많다. 정부는 서리풀지구를 관통하는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청계산입구-판교역 사이에 추가 역 신설을 검토 중이다. 지하철 3·4호선, GTX-C노선과 연결되는 대중 교통망도 확충할 방침이다. 여기에 위례과천선이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교통 오지로 불렸던 서울 서초구 우면동, 강남구 세곡동 부동산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위례과천선은 ‘Y자’ 형태 노선이다. 서쪽으로는 정부과천청사, 동쪽으로는 송파구법조타운과 위례신도시를 연결한다. 북쪽으로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까지 이어지는 총연장 28.25㎞의 민간 투자 사업이다. 위례과천선이 지나는 구룡역, 양재시민의숲역에서 수인분당선, 신분당선 등 강남권 주요 노선으로 환승할 수 있는 만큼 우면동, 세곡동이 수혜지로 급부상했다.
위례과천선 우면역, 세곡사거리역이 생길 경우 우면동 서초네이처힐3단지, 세곡동 세곡푸르지오 등 주요 아파트가 역세권 단지로 탈바꿈한다. 우면역 역세권 단지인 서초네이처힐3단지 전용 84㎡는 최근 15억2000만~15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세곡사거리역 역세권에 위치한 세곡푸르지오 전용 84㎡도 최근 15억3000만원에 주인을 찾으면서 15억원 선을 넘어섰다.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 역세권 아파트인 서초구 신원동 서초포레스타7단지도 주목을 끄는 단지다. 단지 바로 맞은 편에 서리풀지구가 조성돼 각종 생활 인프라 수혜를 누릴 수 있다. 거래는 드물지만 전용 84㎡ 호가가 어느새 20억원을 넘어섰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리풀지구에 대규모 단지가 들어서는 데다 위례과천선 신설로 인근 우면, 신원, 세곡동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그린벨트 지역이나 주변 토지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변호사는 “보상금 산정 기준이 개발이익을 배제한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과도한 웃돈을 주고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이미 인근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라 비싼 값으로 매입해야 하는 부담이 있고, 인근 부동산에 투자했는데 매수한 토지가 사업 구역에 편입되면 매수한 가격보다 낮은 시세로 현금 보상을 받을 가능성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그린벨트 지역은 공동 투자 형식으로 토지를 쪼개 매매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 경우 전체 공유자 동의가 있어야 토지를 매도할 수 있기 때문에 환금성이 낮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김 변호사는 “이번 그린벨트 해제 지역은 아직 사업 구역이 명확하지 않고, 개발 호재가 반영돼 웃돈을 얹어 거래되고 있어 비싼 값에 매수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김경민 기자 kim.kyungmin@mk.co.kr, 조동현 기자 cho.donghyu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5호 (2024.11.20~2024.11.26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