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PBR 금융위기 수준
![지난 11월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411/22/news-p.v1.20241122.d9dbf46709034a51bbc8632cfedf4c83_P1.png)
미국 대선 이후 환율 우려 등으로 우리 증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개인 투자자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로 몰려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가 저점을 찍었다고 보고 상승 가능성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최근 1개월(10월 21일~11월 19일)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ETF를 총 362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순매수 1위 ETF다. 이 상품은 코스닥150지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한다. 순매수 2위 ETF도 레버리지 상품이다. 코스피200지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는 같은 기간 순매수 규모 3279억원으로 2위였다. 다만, 증시 부진이 길어지며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5%, KODEX 레버리지는 -10%를 기록 중이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한 달간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175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증시 추가 하락에 베팅한 포지션을 일부 덜어낸 것이다. 이 ETF는 코스피지수 하락으로 최근 1개월 11%가량 올랐다.
개인 투자자들은 우리 증시가 단기 저점을 찍었다고 보고 상승 가능성에 베팅했다는 분석이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과거 금융위기 수준인 주가순자산비율(PBR) 0.85배 수준까지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무역 갈등 가능성, 중국 수출 밀어내기, 삼성전자 기술력 우려 등 탓이다 .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여름 2900선을 겨냥하던 국내 증시는 어느덧 2400선에서 등락 중”이라며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2배까지 하락했고 12개월 후행 장부가는 0.85배 수준으로 밀려났다”고 밝혔다.
노 애널리스트는 현 증시가 과매도 국면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주식 시장은 미래 악재를 선반영하는 특성을 갖고 있으며 작금의 코스피 수준은 ‘역대급’으로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가정하고 있다”며 “우려가 최대인 시점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전까지로, 올해보단 내년 초 추세적 반등을 꾀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조준기 SK증권 애널리스트도 “금융위기나 코로나19 사태 같은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코스피지수는 PBR 0.83배 수준에서 바닥이 잡혔다”고 했다.
앞서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지수가 급락한 지난 8월 5일 ‘블랙먼데이’ 때도 레버리지 ETF를 집중 매수했다. 이날 하루에만 KODEX 레버리지를 438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후 증시가 V자 반등하면서 지난 8월 6~20일간 KODEX 레버리지는 약 20% 수익률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