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맛집’ 옛말…‘금융포용’ 설립 취지 어긋나 지적
‘가계대출 급증 주범’ 오명…당국눈치에 속도 조절
‘풍선효과’ 견제 필요성…건전성 관리 필요 견해도
![[사진 출처 =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411/04/news-p.v1.20241104.06b3a5602ecd4834abc4de5e45feee53_P1.png)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이 최근 ‘고신용자’ 위주로 가계대출을 늘리고 있다.
인뱅의 최대 도입 목적 중 하나는 ‘대상의 확대’인 만큼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상의 확대는 그동안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웠던 중저신용자들과 금융소외계층에게 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서비스를 하는 ‘금융포용’을 골자로 한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연말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인뱅들도 가계대출 조이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매년 은행권에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설정하도록 하는데, 은행이 이 목표치를 초과했을 경우 다음 해 대출 한도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서 확인한 지난 9월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제공한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각각 970점, 965점에 달한다. 현재 토스뱅크는 주담대를 취급하고 있지 않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의 평균 금리 940.6점을 웃도는 수치다. 각 은행별로 KB국민은행 945점, 신한은행 944점, 하나은행 937점, 우리은행 946점, NH농협은행 931점이다.
인뱅들의 대출금리도 일부 시중은행보다 더 높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9월 기준으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분할상환방식 주담대 평균 금리는 각각 3.74%, 3.85%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 4.02%, 신한은행 3.86%, 하나은행 4.07%, 우리은행 3.63%, NH농협은행 4.15%이다.
인뱅은 출범 초기 낮은 이자로 ‘금리맛집’ 타이틀까지 얻었지만 최근 들어선 시중은행과의 차별성을 잃었단 지적이 나온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411/04/news-p.v1.20241104.70875b73c7234b7f8e5cd891b4fb0df1_P1.png)
인뱅은 ‘대출 갈아타기’ 열풍 속 낮은 금리를 무기로 사세를 확장했단 평을 받는다.
금융당국은 주담대에 편중된 인뱅의 영업행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왔다.
정우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인뱅이 가장 손쉽게 자산·수익을 성장시킬 방법은 주담대를 대환으로 끌어오는 것인데 대환은 다른 은행이 심사해서 이자 잘 내던 대출을 좀 더 좋은 조건을 주면서 뺏어오는 것”이라며 “이런 영업은 금융당국이 생각했던 혁신·포용과는 거리가 멀다”고 질책한 바 있다.
이에 인뱅이 금리를 높이거나 정책 모기지 상품 출시를 연기하는 등 속도 조절에 돌입했단 분석이 나온다.
시중은행이 가계대출 관리를 지속 강화하자 해당 수요가 인뱅, 지방은행, 2금융권 등으로 몰려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점도 인뱅 대출 문턱 상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1조원대로 축소했지만, 금융권 전체의 가계대출 증가폭은 6조원 내외로 다시 확대된 것으로 집계됐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9월말보다 1조1141억원 늘어난 데 그친 것을 감안하면,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 2금융권 가계대출이 주요 은행에 비해 4배 이상 폭증한 것이다.
시중은행에서 이탈한 중·저신용자 대출 수요가 인뱅으로 쏠려, 이들의 연체율이 상승할 시 금융 건전성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단 우려도 존재한다. 이를 견제하기 위한 신용점수별 금리 적용, 대출금리 조정 등 인뱅의 적절한 관리는 필요하단 견해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