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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내·외국인 모두 찾는 ‘옥캉스’ 세상 힙한 한옥호텔 [스페셜리포트]

정다운 기자
조동현 기자
입력 : 
2024-09-06 15:29:16
수정 : 
2024-09-14 02:4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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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시 하회마을에 위치한 한옥호텔 ‘락고재 하회’ 전경. (락고재 제공)
경북 안동시 하회마을에 위치한 한옥호텔 ‘락고재 하회’ 전경. (락고재 제공)

# 바람조차 뜨거운 늦여름 어느 날 찾은 서울 종로구 가회동 ‘락고재 서울’. 그런데 이게 웬일. 이 한옥호텔 안에는 서늘한 바람이 지나간다. 2시가 지나자 캐리어를 끌고 도착한 가족, 커플 단위 손님이 속속 눈에 띄었다. 짐을 옮겨주는 직원은 흔한 호텔 유니폼 아닌 개량한복을 입고 있다.

늦여름 무더위가 기승이지만 객실 내 옥돌마루에서 올라오는 냉기 덕분에 시원하고 쾌적하게 숙박할 수 있을 듯싶다. 서울을 자주 찾는다는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이추이 씨(35)는 “서울을 방문할 때마다 되도록 한옥에서 숙박하려 하는데 최소 3개월 전에는 예약해야 자리가 있다”며 “친구들 사이에서 소문난 인기 한옥호텔은 이미 만실이라 아직 한 번도 방문해보지 못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안지원 락고재 대표는 “한옥호텔은 객실 가동률이 90%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다”고 전했다.

전통 한옥의 멋과 정취는 살리면서 현대식 호텔의 편리함을 접목시켜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하는 한옥호텔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마침 SNS에서 이런 한옥 인증샷을 찍는 것이 트렌드가 되면서 ‘힙’한 여행지를 찾는 MZ세대 사이에서도 한옥호텔이 각광받는 모습이다.

인스타그램에는 ‘한옥’으로 해시태그(#)된 게시물이 57만개에 이른다. 한옥마을(99만6000개), 한옥스테이(12만2000개), 한옥숙소(5만6000개), 한옥호텔(3만5000개)도 자주 태그되는 주제 중 하나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에어비앤비는 아예 2022년 11월부터 ‘한옥’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세계 어느 나라에서 에어비앤비에 접속해도 한옥 숙박 메뉴에 연결할 수 있다. 각국 전통 가옥 중에서 정식 카테고리를 부여받은 것은 한옥이 유일하다.

이런 관심 덕에 한옥스테이와 같은 ‘한옥체험업’ 숙박 형태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9년 1724개(1월 기준)에 그쳤던 한옥체험업은 올해 2754개소(2월 기준)로 4년 만에 59% 증가했다.

서울 열린데이터광장에 따르면 서울에서 한옥스테이 등 ‘한옥체험업’으로 인허가를 받는 규모는 2017년 13건, 2018년 19건에 그쳤는데 2021년 41건, 2022년 37건으로 늘더니 지난해에만 51건에 달했다. 또 서울시 내에 품질을 인증한 한옥스테이는 26곳뿐이지만, 구청 허가를 받아 숙박업소로 운영 중인 넓은 의미의 한옥스테이는 총 249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209곳이 종로구에 몰려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체숙박업(외국인 관광 도시민박업·한옥체험업)에 대한 시 지원금이 늘어남에 따라 한옥체험업을 운영하는 건축주의 경제적 부담은 줄어들고 있다”며 “한옥 숙박시설과 한옥스테이 인증시설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옥 숙박시설이 인기를 끄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한옥이 인증샷 명소로 떠오른 것이 한옥 숙소 인기에 한몫했다. 특색 있는 경험을 원하는 이가 많아지면서 호캉스 대신 이색 숙소를 찾는 트렌드가 대세가 된 덕분이다. 특히 최근에는 연예인들이 SNS에 올린 한옥호텔 인증 사진이 화제를 모으면서 한옥 숙소가 ‘여행 트렌드의 정점’이라는 인식도 확산됐다.

최근 배우 고소영, 장동건 가족이 묵은 한옥호텔 ‘더한옥헤리티지하우스’는 비회원의 경우 1박 가격이 1000만원대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배우 고소영 개인 SNS 계정)
최근 배우 고소영, 장동건 가족이 묵은 한옥호텔 ‘더한옥헤리티지하우스’는 비회원의 경우 1박 가격이 1000만원대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배우 고소영 개인 SNS 계정)

일례로 배우 장동건·고소영 부부는 지난 8월 강원도 영월에 위치한 ‘더한옥헤리티지하우스’에 머무르고 “아름다운 한옥에서”라는 글과 함께 인증샷을 공개했다. 이 숙소의 하룻밤 가격이 무려 1000만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더한옥헤리티지하우스는 연면적 1만6332㎡의 리조트형 한옥호텔로, 2027년까지 독채형 35실을 포함해 총 137실로 확장될 예정이다. 현재는 영월종택 1~2동 독채형 2곳만 운영 중이다. 한옥 내부는 자연광이 잘 들어와 사진 명당으로 알려졌다. 블랙핑크·장근석 등 연예인이 방문했고 영화·드라마·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알려진 ‘락고재 서울’도 1박 평균 30만원대임에도 국내외 2030 젊은 고객이 ‘힙’한 공간으로 인식해 예약 전쟁을 벌일 정도다.

또 엔데믹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기 시작했는데, 단순히 늘기만 한 게 아니라 ‘개별 여행’ 위주로 여행 트렌드가 재편되면서 한옥이 더욱 주목받았다. 면세점보다는 쇼핑과 맛집, 체험 위주로 여행하려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한옥 숙박시설이 인기몰이를 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방문객은 1103만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5%나 증가했다. 올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73.8% 늘어난 770만명이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84%가 개별 여행객이다. 한옥 숙박시설은 서울 서촌과 북촌, 경복궁과 덕수궁, 창경궁 등 볼거리 많은 관광지 근처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 개별 여행객 입장에선 관광과 전통문화 체험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한옥 숙박시설을 선호하는 게 당연해 보인다. 그뿐인가. 한옥호텔은 단순히 한옥이라는 인프라 외에 다양한 전통 체험을 함께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은 2015년 문 연 이래로 5성급 한옥호텔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경원재 제공)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위치한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은 2015년 문 연 이래로 5성급 한옥호텔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경원재 제공)

다만 전통 방식의 한옥은 아파트나, 현대식 주택에 익숙한 여행자에게 그리 편한 숙소는 아니다. 씻고 자고 먹고 볼일 보는 장소가 제각각이고 공동시설이라는 점, 비좁은 공간과 방음이 안 돼 노출되기 쉬운 사생활 등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런 사정을 반영해 국내에서는 전통 한옥의 멋과 호텔식 편의성을 접목시킨, 이른바 고급 한옥호텔·리조트가 속속 등장해 인기를 얻고 있다. 겉보기에는 전통 한옥이지만 객실 내부에 호텔식 욕실과 어메니티(일회용품)를 갖추고, 요 대신 낮은 매트리스를 깔아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하는 식이다. 전화로만 예약을 받던 예전과 달리 안내 데스크와 각종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편하게 예약할 수 있게 된 점 또한 한국어 소통에 익숙지 않은 외국인 방문객을 끌어모으는 데 한몫했다. 덕분에 과거에는 한옥을 경험할 방법이 ‘일일 방문’이나 ‘한옥 민박 체험’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고급화된 프리미엄 한옥스테이가 각광받는 모습이다.

한옥호텔, 어디로 가볼까

서울·안동·경주 전국 곳곳에

아직까지 휴가를 다녀오지 못했다면 한국의 전통문화와 역사를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는 한옥호텔에서 ‘옥캉스’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최근 핫플레이스로 주목받는 국내 한옥호텔을 소개한다.

락고재

서울 가회동 북촌한옥마을에 자리 잡은 ‘락고재 서울’은 국내 1호 한옥호텔이라고 할 수 있다. 11실 규모로 운영되고 있는 락고재 서울은 140년 된 한옥을 인간문화재인 정영진옹이 개조, 국내 최초의 프리미엄 한옥스테이로 진화시켰다.

여기에 더해 경북 안동에 심혈을 기울여 지은 ‘락고재 하회’도 올가을 정식으로 문을 연다. 창덕궁 부용정 앞 연못을 재현하는가 하면 조선시대 사대부 가옥을 흉내 낸 연경당, 낙선재 등을 ‘독채’ 형식으로 배치하는 등 총 22개동 20개 객실이 저마다 스토리를 담은 게 특징이다. 숙소에서 도자기와 그림, 붓글씨 등 고미술품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락고재 하회의 또 다른 매력이다. 이들 고미술품은 락고재를 설립한 안영환 회장이 수집해온 것들이다.

서울 가회동 북촌한옥마을에 자리 잡은 ‘락고재 서울’은 국내 1호 한옥호텔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은 락고재 내외부. (락고재 제공)
서울 가회동 북촌한옥마을에 자리 잡은 ‘락고재 서울’은 국내 1호 한옥호텔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은 락고재 내외부. (락고재 제공)
락고재 북촌 빈관 사랑방 내부 모습. (락고재 제공)
락고재 북촌 빈관 사랑방 내부 모습. (락고재 제공)

락고재 하회에서는 헛제삿밥, 간고등어 등 이 지역 특산물로 만들고 지역 스토리를 담아낸 로컬푸드가 먹거리의 기본이다. 투숙객들이 텃밭에서 직접 따온 유기농 채소로 샐러드를 버무려 대접하고, 사상 체질 진단을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식단을 제공하는 등 웰니스(건강)에 방점을 찍었다. 이미 인허가를 받아 공사 중이던 시점에 하회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면서 락고재 하회는 사실상 문화재 내 위치한 유일한 한옥호텔이 됐다.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

‘대궐 같은 한옥’이 궁금하다면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중심에 위치한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이하 경원재)’을 방문해봄직하다. 2015년 문 연 이래로 5성급 한옥호텔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경원재는 30개의 객실과 한식당 ‘수라’, 최대 3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대연회장 ‘경원루’를 갖추고 있다. 수라에서는 화려한 궁중 상차림부터 간단한 한식요리를 모두 즐길 수 있다. 고려시대 건축 기법을 적용한 2층 누각 건물인 경원루에서는 인천 센트럴파크 호수와 어우러진 경관이 일품이다. 객실에는 편백나무 욕조와 안마의자 등 현대적 편의 시설도 갖춰져 있어 전통 속에서 안락한 휴식을 제공한다. 한복 체험, 다도 체험, 전통 놀이 등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성수기 평균 1박 가격은 30만원대 선이다.

경원재의 투숙객은 2020년 1만7206명, 2021면 1만7716명, 2022년 1만6879명, 지난해 1만5212명, 올해 상반기 8345명 등으로 매년 평균 1만7000여명이 꾸준히 방문 중이다. 코로나19가 유행할 때는 독립된 각 객실이 오히려 인기를 끌어 방문객이 더 많기도 했다고. 경원재 관계자는 “5성 한옥호텔의 특징을 살려 투숙객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남관 한옥호텔

경북 경주 대표 핫플레이스 ‘황리단길’ 한복판에 위치한 ‘황남관’은 경주 여행객들에게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황남관 제공)
경북 경주 대표 핫플레이스 ‘황리단길’ 한복판에 위치한 ‘황남관’은 경주 여행객들에게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황남관 제공)

2014년 4월 개관한 ‘황남관’은 경북 경주 대표 핫플레이스 ‘황리단길’ 한복판에 위치한 한옥호텔이다. 경주 관광지를 탐방한 뒤 고즈넉한 한옥에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주 여행객들에게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황남관은 다양한 전통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복을 입고 황남관의 고즈넉한 한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것은 물론 투호놀이, 널뛰기, 제기차기와 같은 전통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아침에는 푸짐한 궁중식 단품 식사를 제공하며, 고객들에게 한국 전통의 미식 경험을 함께 선사한다. 객실 가격은 온라인 예약 사이트 기준 하루 ‘온돌 2인실’ 하루 8만원부터 ‘패밀리 스위트 온돌’ 20만원대 등 다른 한옥호텔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황남관 관계자는 “한옥 객실 내부는 한국 전통의 맛을 최대한 살리면서 현대의 편의적인 시설도 같이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황남관은 2025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더욱 많은 내외국인 방문객을 맞이할 준비 중이다.

호텔간월재

올해 7월 새롭게 문을 연 ‘호텔간월재’는 합리적인 가격에 한옥 정취와 현대적 편리함을 느낄 수 있는 ‘신상 호텔’이다. 울산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 자리한 이 호텔은 신불산과 간월산이 내려다보이는 풍경을 자랑한다. 호텔 근처 영남알프스와 작천정계곡 등 자연 경관은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여유를 즐기고자 하는 이들에게 큰 매력 포인트다.

특히 호텔간월재는 10만원대 초반의 합리적인 가격으로도 한옥의 분위기와 편백 욕조를 맘껏 즐길 수 있어 가성비를 중시하는 여행객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온라인 예약 사이트 기준 하루 숙박료는 숙박 인원에 따라 10만원 초반대부터 30만원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호텔간월재는 휴식과 힐링에 방점을 찍는다.

호텔 내에는 요가 명상실, 다도실, 그리고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넓은 산책로가 마련돼 있다. 아침에는 지역에서 나는 신선한 재료로 만든 건강한 아침 식사가 제공된다. 여유로운 아침 산책 후, 울산의 자연을 느끼며 즐기는 조식은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이다.

호텔간월재를 찾는 손님의 80%는 내국인이다.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고. 전통 사랑방 같은 편안함을 제공해 가족 단위 고객의 재방문율이 높다는 게 호텔 측 설명이다. 호텔간월재 관계자는 “최근 한옥호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방문객 수와 객실 예약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친환경 요소를 도입해 지속 가능한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들려줬다.

태안 탼 한옥비치리조트

지난해 12월 문을 연 호텔어라이브 2호점 ‘탼 한옥비치리조트(이하 탼)’는 태안 소원면의 작은 의항해변 언덕 위에 지어진 한옥 단지로 호텔을 찾은 여행자들이 모이는 ‘커뮤니티 라운지’ 공간이다. 16개의 개별 한옥 독채와 6개의 객실형 한옥, 한옥으로 된 라운지와 라이프스타일숍 등 22채의 한옥으로 이뤄져 있다. 탼에서는 휴식 큐레이션 ‘느긋’ 프로그램을 이용해보면 좋다. 호텔은 작은 바닷가에 위치해 조용하고 적막하며 외부 시설과도 떨어져 있다. 호텔어라이브는 이런 고립감을 오히려 장점으로 살려 탼을 편안히 쉬었다 가는 공간으로 꾸몄다. ‘쉼’을 잘할 수 있게 책, LP플레이어, 요가 매트, 인센스, 천체 망원경, 드로잉북, 캘리그래피 도구, 차와 커피, 보드게임 등을 모두 무료로 대여해준다.

객실에서 취사가 안 되는 대신 장작, 고구마, 마시멜로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불멍’ 프로그램이 인기를 끈다. 주말마다 의항해변에서 진행하는 요가 프로그램도 반응이 뜨겁다.

투숙객에게 제공되는 웰컴박스도 지나치지 말자. 지역 농장에서 만든 요거트와 태안 특산품 감태로 만든 강정, 시리얼, 쌀과자, 드립커피 등 간단하지만 지역색 뚜렷한 요깃거리가 제공된다.

이외에도 호텔어라이브는 전주에도 한옥호텔 ‘시화연풍’을 운영 중이다. 1985년에 지어진 20객실의 호텔과 1912년에 지어진 110년 된 일본식 적벽돌 건물 공익질옥(일본식 전당포), 정원이 있는 한옥까지 2개의 독채(적산가옥)로 이뤄진 호텔이다.

한옥호텔 담

서울 종로3가에 위치한 ‘한옥호텔 담’은 한옥의 전통적인 구조를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편의시설을 갖춰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한옥호텔 담 제공)
서울 종로3가에 위치한 ‘한옥호텔 담’은 한옥의 전통적인 구조를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편의시설을 갖춰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한옥호텔 담 제공)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도심 속 한옥호텔’로는 서울 종로3가에 위치한 ‘한옥호텔 담’이 눈길을 끈다. 올해 6월 문을 연 이 호텔은 한옥의 전통적인 구조를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편의시설을 갖춰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호텔 내부는 서까래와 온돌바닥, 격자 창문 등 한국 전통 가옥의 특징을 살린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마치 조선시대 한옥에 머무는 듯한 분위기를 주면서도, 객실 내부는 최신 전자기기와 현대식 욕실을 완비했다. 도심에 위치한 덕분에 경복궁, 창덕궁, 인사동 등 서울의 주요 관광지로 접근하기 수월해 관광객이 편리하게 서울을 여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가성비’를 추구하는 투숙객이라면 한옥호텔 담이 제격이다. 온라인 예약 사이트 기준 하루 숙박료는 ‘더블룸 남성 공유 객실’ 10만원 초반대부터 ‘럭셔리 트리플’ 30만원대 객실까지 다양하다. 나 홀로 여행객을 위한 공유 객실부터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한 프라이빗 객실까지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한옥호텔 담에 따르면 외국인과 내국인의 투숙객 비율은 50 대 50 정도다.

더불어 이곳 호텔 직원들은 생활 한복을 입고 투숙객을 맞이해 전통적인 한국의 환대와 친절함을 보여준다. 특히 모든 고객에게 제공되는 무료 조식 서비스는 한국의 전통적인 환대 정신을 반영한 것으로, 손님들을 든든하게 배불리 먹여 보내는 ‘정’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대나무 칫솔 등 친환경 어메니티에서 고객의 건강을 고려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한 바이 소노·남원예촌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6월 경북 청송에 한옥호텔&빌리지 ‘한(HAAN) 바이 소노’를 열었다. 한 바이 소노는 본래 지자체가 운영하던 ‘청송 민예촌’을 소노인터내셔널이 임차해 운영하는 한옥스테이다. 대감댁·정승댁·영감댁·교수댁·훈장댁 등 열 채 미만의 각 독채는 청송 지역에서 문화재로 지정된 옛 상류층의 전형적인 가옥이나 영남 대부호의 고택 등을 재현했다. 한옥이지만 침대 생활이 익숙한 고객을 위해 온돌뿐 아니라 침대를 선택할 수 있다.

또 다른 한옥 리조트로는 켄싱턴호텔앤리조트의 ‘남원예촌’이 있다. 남원예촌은 국내 한옥 명장들이 직접 지은 전통 한옥 숙박 체험 시설이다. 자연 친화적 소재인 목재, 황토 흙벽, 전통 구들장, 옻칠 등 순수 고건축 방식을 그대로 재현해 건축됐다. 한복 체험, 판소리, 전통 놀이 등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주말은 대부분 만실이고 평일 투숙률도 70%에 이른다.

‘탼 한옥비치리조트’는 태안 소원면의 작은 의항해변 언덕 위에 지어진 한옥 단지로 호텔을 찾은 여행자들이 모이는 ‘커뮤니티 라운지’ 공간이다. (탼 한옥비치리조트 제공)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조동현 기자 cho.donghyu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6호 (2024.09.11~2024.09.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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